르완다 생활 101: 한국에서 꼭 준비해야 할 필수 물품 총정리
먼저 이 글은 르완다로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보다는 단기, 혹은 중장기 (1~2년) 정도로 르완다에서 거주를 하실 분들을 대상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르완다를 전혀 모르시는 분들의 준비를 위해서는 누구에게다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입니다.
저 또한 르완다에 1년을 계획하고 왔는데, 파견 기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잘 준비해 올 수 있었지만 제가 받았던 자료집이나 책들은 옛날에 비해서 뒤떨어지는 정보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거주하다 보니 아시는 분들, 모르던 분들도 개인적으로 르완다에 방문/거주하게 되었는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건지 자세하게 여쭈어 보셔서 더 많은 분들이 보다 나은 준비를 하실 수 있도록 미리 알면 좋은 르완다 생활 정보를 공유해 드립니다.
현지 지리 및 날씨 관련:
르완다는 아프리카 중동부 내륙 국가이며 탄자니아, 콩고, 우간다, 부룬디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르완다의 계절은 소건기(1~2월), 소우기(3~5월), 건기(6~8월), 우기(9~12월)로 나누어지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서 이러한 계절이 1~2달씩은 느려졌다, 빨라졌다 하는 추세입니다.
현지의 일반적인 날씨는 한국의 늦봄~초여름 정도의 수준이고 대략 한국의 5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기와 건기가 있지만 날씨는 일정하게 좋은 편이고 낮 최고 기온은 아무리 더워도 30도 언저리입니다. 다만 키갈리가 1300m 정도의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밤공기가 찬 편이고 우기 때는 특히 일교차가 비교적 큰 편입니다. 그래서 자주 쓰지는 않더라도 전기장판은 있으면 좋은데 추위를 잘 안타는 편이시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옷은 기본적으로 여름옷에 걸칠만한 가을 옷을 추가로 챙겨 오시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짧은 치마나 바지는 현지 문화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어서 여행용으로 가져오시더라도 현지에서는 입고 다니기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현지 주거 및 생활 관련 :
혼자 지낼 예정이신데 주거비가 좀 넉넉히 있으시다면 아파트에 들어가시는 게 관리 측면에서 더 쉽습니다. 르완다의 아파트의 형식의 집들은 대체적으로 위치가 좋은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 근처에 위치) 곳에 자리해 있고, 거실, 주방 등의 시설이나 청소 서비스가 잘 되어있는 편이며 인터넷도 대부분 설치되어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오시거나 사업을 하신다면 주택을 구할 수도 있고, 1명의 경우에는 아파트가 아닌 컴파운드 형식의 주택에 들어가면 주거비를 조금 더 절약할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 형식이란 대문 안에 주택 3채~5채 정도로 집들이 들어있는데, 이 중에 한 곳을 임대하는 형식입니다. 다만, 집주인에 따라서 주택은 수리가 필요할 때 번거로우실 수 있으니 대부분의 한인들은 아파트 형식의 집에 많이 거주합니다.
현지 아파트나 숙소로 들어갈 시, 세탁기가 있는 곳은 잘 없어서 세탁기가 있는 숙소를 잘 찾아서 들어가던지, 청소하는 분을 따로 고용하셔야 합니다. 대부분 아파트는 청소 서비스 포함이고, 따로 구해야 할 경우에는 청소하는 분에게 빨래도 함께 부탁하실 수 있습니다.
르완다는 한국처럼 220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기존에 쓰시던 전자 제품을 멀티 어댑터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현지에서 멀티탭이나 변환기도 구입 가능합니다.
종합 감기약, 후시딘, 타이레놀, 소화제, 밴드 등과 같은 것들은 미리 사 오시면 편리합니다. 다만 말라리아 약은 현지에서 말라리아 처방을 받은 후 구매하는 것이 나으니 굳이 사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말라리아 키트나 모기장 가져오시는 걸 추천드려요. 하지만 모기가 엄청 많거나 독하지는 않기 때문에 저의 경우에는 모기장 안 가져왔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현지에서 콘센트에 꼽아서 쓰는 모기약 (액체류)을 살 수 있는데, 이걸 사용하시거나, 원터치 모기망 가져다가 침대에 설치해서 쓰시는 것도 좋습니다.
은행 계좌 관련:
현지 은행을 사용하고 싶으시다면 저는 달러 계좌를 만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달러 계좌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환율이 오르는 추세라 환전을 할 때 좀 더 유리하기도 하고, 추후에 르완다 프랑이 필요가 없어지면 달러의 사용이 더 유용할 거라고 생각해서인데 굳이 달러 통장이 아니더라도 상황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 달러나 현지 통장이나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참고하실 내용은 르완다는 한국과 은행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달라서 통장 개설 시에 이자가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계좌 관리비'가 월별로 빠져나갑니다. 또한 은행에 따라서 달러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는 은행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큰 금액을 자주 필요로 하신다면 현지에 오셔서 다양한 은행을 다니시며 좀 더 잘 알아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현지 ATM에는 달러가 들어있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한화에서 달러 교환이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현지화로 인출은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은행에서의 환전은 환율이 낮아서, 가능하다면 달러 인출하셔서 환전소에서 필요하실 때마다 르완다 프랑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혹은 미용에 신경 쓰시는 분들의 경우, 화장품, 헤어 용품은 현지에서 구하기 매우 어려우며 가격도 굉장히 비싼 편입니다. 마트에서는 대부분이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미용 용품 위주로 판매하는데, 생각해보시면 알겠지만 아프리카 사람들과 동양인이 필요로 하는 미용 용품이 굉장히 다릅니다. 따라서 기초 화장품, 화장품, 샴푸, 린스 등은 당연히 가능한 많이 챙겨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렌즈나 안경점도 많이 없으니 안경 쓰시는 분은 여분 안경, 렌즈 끼시는 분들은 렌즈와 세정액 등을 잘 챙겨 오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바디워시나 비누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토피가 심하신 분들은 민감한 피부용의 바디워시는 찾기 힘드니 꼭 가져오시길 바랍니다.
음식 관련:
또한 브리타(Brita)라는 물을 정수하는 필터와 전용 통도 넉넉히 챙겨 오시면 유용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인들이 주로 쓰는 양념장이나 식재료를 구하기가 힘들고, 르완다에 중국 마트는 있지만 한인 마트는 없으므로 필요한 양념장과 음식 등을 챙겨 오시면 유용할 듯합니다. 중국 마트에도 가끔 한국 라면이나 고추장 등이 들어오지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가격이 비싸므로 필요한 식재료는 한국에서 미리 가져오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추가 팁:
오실 때 혹시나 작은 선물을 들고 오시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르완다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들 리스트를 공유하자면 어른들은 맥심 커피, 팩소주, 시계를 좋아하고, 아이들은 열쇠고리, 색연필, 노트 정도를 생각하시면 충분히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책갈피는 잘 사용하지 않아 실용성이 없고, 과자를 많이 먹는 문화가 아니라서 과자보다는 현지 빵을 나눠주는 걸 더 좋아하셔요. 또한 익숙하지 않은 음식은 잘 먹지 않는 문화이기도 하니 한국 과자는 한인들께 주시는 게 더 나을 거예요. 혹시라도 한국 분들에게 가볍게 드릴 선물을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짐을 받아 준다고 하시거나, 한국 식료품 (분식류, 과자류 혹은 한식 완제품을 제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이 글이 르완다에 오시기 전, 생활적인 면에서 준비하실 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정말 필요한 음식이나 물품은 건너 건너 다 구하실 수 있으니 너무 무리해서 준비하거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보니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고, 살다 보면 편한 것도 불편한 것도 다 빨리 적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될 수 있으면 걱정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오셔서 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도 새롭게 잘 적응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