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마음으로 전문적이게 노동하는 것

교직관에 대하여

by 코랄코튼



교직관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 하지만 이 세 가지 교직관 중에 어떠한 것 하나가 옳다고 말할 수 없으며, 세 가지를 공존시켜야 함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성직관

교직관 중 그 첫 번째 '성직관'은 말 그대로 성직자의 역할과 교사의 역할을 비슷하게 보는 것이다. 성직관으로서의 교사는 윤리적이고, 소명의식을 기반으로 희생과 봉사, 사랑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자세로 학생들의 인격을 성장시키는데 큰 몫을 다하기 때문에 존경받을 수 있으며, 교육적 소명을 지닌 자들의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교사의 기원을 보면, 종교에서부터 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보다는 타인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길 바라는 자세에서 성직관이 교직관과 닮아있다. 하지만 현대에서의 성직자와 교사는 엄연히 역할이 다르며, 자격을 얻는 방법부터 그 역할을 다하는 과정과 목적에 있어서도 분명히 다르다. 사회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교사란 성직자의 마음으로 절대적인 헌신을 해야 한다고 많이들 생각한다. 교사인 나 역시도 어느 정도 그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 교사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성직관의 성격을 지닌 교사의 희생과 사랑과 봉사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더 큰 요구를 하고, 무조건적으로 강요하거나 더 나아가 그 당연함이 통하지 않을 때 교사로서의 자질을 나무라는 사람들을 보면 그 어리석음에 화가 난다. 학생들을 위해 소명의식을 가지고 교사가 천직이다 생각하며 수행하는 것이지, 교사라는 존재를 쉽고 만만하게 생각해도 된다고 그 힘든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러한 사명감을 배제하고 교직에 임하는 교사들도 정말 많다. 교사도 사람인데, 왜 학생들에게 온전히 사랑을 베풀고, 봉사하고, 헌신하고, 희생해야 하는지에 대해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경우들이 있다. 적은 임금에도 주어진 시간 동안 성실히 학생들에게 지식을 잘 가르쳤으며, 임금을 받는 만큼 주어진 자신의 역할만은 큰 탈 없이 수행했다고 생각하는 교사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출근 시간 전과 퇴근 시간 후는 더 이상 교사가 아니며, 그 이상의 시간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은 불쾌하게 생각하고,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잘 보호해낸다. 이러한 교사들의 교직관은 두 번째 노동직관에 가깝다.


노동직관

두 번째 교직관 '노동직관'은 교사 역시 보수를 받아 마땅한 정신적 노동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사 역시 일반 근로자처럼 학교에 고용되어 수많은 학생들과 그 외 관계자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수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의 정신적 노동을 한다. 체력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많은 노동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노동은 정신적 노동이다.

너무나도 다양한 학생들의 특성을 예민하게 봐야 하며, 그 사이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상황들을 항시 주시하고 있고, 중재하거나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학생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의 소통에서도 정신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면들이 많다. 또한 최대한 낙오되는 학생이 없도록 사회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지적 수준을 갖출 수 있게 변화하는 교육 내용을 연구하고 가르쳐야 한다. 그 외에 비교과 활동들에서는 학생들을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편재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렇듯 교사는 특히 정신적 노동을 제공하고 그에 걸맞은 대가로 급여를 받고, 생계를 유지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근로 시간으로 주어진 8시간은 이러한 많은 것들을 충분히 멋지게 해내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하루 8시간 중에서 보통 3시간 안팎의 수업이 있으며,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고, 수업이 끝난 뒤 피드백을 준비해야 한다. 담임을 맡고 있다면 특정 시간이라는 것도 없이 상시 학생들의 보호자로서 예민하게 대기해야 하며, 쉬는 시간 또는 방과 후 시간에라도 주기적으로 학생들과 깊은 상담의 시간을 가지며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부장교사 또는 맡은 부서 업무도 수행해야 하며, 부서 내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같고, 부서 간 협력으로 학교를 함께 운영하는 공동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고등학교만 해도 학생들이 등교하고 하교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교사들이 학생들이 없는 시간 동안 근무하는 시간은 1시간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면을 봤을 때 충분한 노동의 대가가 필요하며, 그 노고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존중되어야 함에 분명하다.

하지만 온전히 노동직관만을 교직관으로 갖고 수행하기에는 정말 말 그대로 너무 많은 정신적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심지어 정해진 업무 분량도 없으며, 그만큼 상황이 다양하고, 돌발상황을 비롯하여 이례적으로 없던 상황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현장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어진 시간만 노동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으면 끝이다.' 또는 '대가를 받은 만큼만 일을 하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건강하게 잘 수행해나갈 것이며, 학생들을 온전히 사랑으로 볼 수 있겠는가. 또한 노동직관으로만 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는 자들에게 자기 계발은 물론이며, 교재 연구 및 수업 연구, 다양한 프로그램 연구 수행 여부는 두말하면 잔소리가 될 것이다.

전문직관

마지막으로 세 번째 교직관은 '전문직관'이다. 앞서 언급된 '성직관'과 '노동직관'을 보완하는 개념이기도 하며, 일반적으로 많이 이해하고 있는 교직관의 개념이기도 하다. 교사는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정신적인 봉사를 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하지만 단순히 봉사가 아니며,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입장도 아니다.

노동직관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교사들처럼 교사의 권익을 우선시하기보다는 학생들의 권익을 우선시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윤리적인 책임을 다해야 하는 직업이라 얘기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서, 국가가 인정하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여 자격을 지닌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격을 취득함에 그치는 것도 아닌 장기적으로 전문성을 발전시킬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그 전문성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펼쳐내는 역할이 요구된다.

그만큼 전문인으로서 교사라는 직업은 존중받을 수 있으며, 전문적인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 교사만의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율성을 허락받은 만큼 교사는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교사의 사명감이 이러한 책임감과 같은 맥락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교사라는 엄격한 자격을 지닌 만큼 직업 특성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충분히 바른 가치를 이해해야 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지속 발전시켜 자율성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갖고, 건강한 사회를 이끌어갈 예비 사회인들인 학생들의 성장에 이바지해야 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과 정해진 급여에 견주어가며 자신의 발전을 제약하거나 학생들과의 교감에 선을 긋는 것이 아닌 것이다.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거를 살아온 교사로서 과거만을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신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매뉴얼을 읽듯 학생에게 강요하고 지시해서도 안된다.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학습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충분히 스스로도 겪어내고 그 과정을 극복해나가며 전문성을 더욱 향상해야 한다. 또한 변화하는 사회에 너무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어린 세대와 벽을 쌓을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관계로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배울 수 있다는 진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교직관은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하나에만 치우쳐선 안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 것이고, 어떻게 조화를 이뤄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모두가 알 것이다. 현장에 있는 교사는 물론이며 교사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관리자, 지역 관계자 등 많은 사회 구성원들도 이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좀 더 긍정적이고 바른 것에 공감하고, 그 노력과 고생을 알아주고 응원하고 지지해준다면 더 나은 교사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교사들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며 행복한 학교와 행복한 학생을 만드는데 교사의 행복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러기에 성직자 마음으로 전문적이게 노동하는 것에 대한 교직관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