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a가다 Jan 12. 2024

꽤나 멋지게 변할 걸

세줄일기 28


2024년 되기 이틀 남겨두고 새해 계획 세웠다. 빠르다 생각했는데, 너무 늦은 시작이었다. 현재 나를 들여다보고 정확한 시작점 다시 고 싶었다.  어디에 서서 멈춰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도저도 아닌 인생의 중심에서 동동거리고 서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어디서 시작해 왔는지, 방향점은 무엇이었는지, 지난해 나침반은 무엇이었는지 살피지 못한 채 앞을 향해 걷고 뛰며 왔다. 어디를 보고 왔을까. 분명 뒤가 아닌 앞을 봤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루었던 일과 아쉬운 일부터 새 노트에 기록했다.  떠오르지 않아 다이어리를 펼쳤다. 월별로 있었던 굵직한 일들 확인하고 종이에 써 내렸다. 가족에 일어난 일, 집안 행사, 나에게 이루어진 변화. 달마다 여덟 개 빈칸을 채우나만의 2023년이 눈에 보인다.


해외에 나던 모든 가족들이 귀국했다. 6년간 살던 도시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했다. 모든 환경과 주변 사람들이 바뀌었다. 자녀들을 독립시키면서 두 곳에 작은 살림을 관리하고 지원한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치료 중이다. 종이책을 출간하면서 계약과 강의를 경험했다. 글 쓰고 돈을 받는 프리랜서 작가의 삶을 시작했다.


계획하지 않았어도 일어난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궁극적인 방향은 글 쓰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기에 그렇게 흘러갔다. 가족들을 모두 한국으로 모아들이려 했기에 가까운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건강을 신경 기에 아픈 곳을 치료하고 회복되었다. 


국 흐르는 인생이지만 물길을 틀기도 하고 조절하는 것은 내 몫이다. 내게 주어진 기회들을 주시하다 낚아채야 한다. 때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은 그대로 흘려보내기도 하고 말이다. 시간을 세어보니 알겠다.




2024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목표와 루틴을 우선 메모했다. 쉽지 않다. 채우고 싶은 것들 수 없이 생각난다. 글쓰기 위해 독서와 배움을 입으려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멈추었던 영어공부도 아쉬워 계획 속에 넣었다. 말하고 읽기 위한 할 일도 추가했다. 시간과 정성이 제법 필요하겠다.


욕심부려 계획을 세우니 해야 할 일들 많다. 남들 멋진 목표 구경하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 떠오른 것이다. 내 것 아님을 확인한다. 비어있는 부분이 많은 건지, 올려보는 목표가 높은 것인지 다시 정돈하고 잘라낸다. 간단하고 단순하게 목표를 다시 잡는다. 읽고 쓰고 믿는 삶!


목표, 루틴, 방해되는 것들 그리고 해결점을 고민하고 글로 써본다. 구획 나누어 정리하니 할 일 많다. 제법 부지런히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면 꽤나 멋지게 변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평범해도 특별하게, 그렇게 2024년을 걸으려 한다.


일본의 호시노 도미히로는 중학교 교사 시절 학생들에게 기계체조를 가르치다 철봉에서 떨어져 전신마비 판정을 받는다. 절망의 나락에서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닫고 「일일초」란 시를 쓴다.

오늘도 한 가지/ 슬픈 일이 있었다./ 오늘도 또 한 가지/ 기쁜 일이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 부드럽게 감싸 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읽기의 말들: 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박총

매거진의 이전글 살림 에세이 투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