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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뷰 Jan 29. 2021

공매도 재개 논란과 주식 투자 기법

1.

동학 개미들의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것 같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의 먹잇감이 된다는 걱정이다.  3월 16일 공매도 금지 종료에 앞서 정치권에 연장할 것을 압박하더니 청와대에 공매도 금지 청원을 내기도 했다. 코로나의 증시 충격 완화를 위해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는 지난해 8월에 6개월 연장됐었다.


공매도란 빠질 만한 주식을 빌려서 판 후 낮은 가격에서 주식을 사서 차익을 거둔 후 갚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들의 전가의 보도였다.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 주식을 차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공매도 재개에 불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산 주식이 공매도 재개로 급락할 수 있다면 손 놓고 가만히 있을까?  주가 하락 국면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매도 물량이 많은 데 공매도 물량까지 쏟아지면 주가하락세를 더욱 부추길 것이 뻔하다. 


주가 상승 국면에서도 멀쩡한 주식이 공매도세력의 작전에 걸리면  하락할 수 있다. 헛소문이나 가

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 수법 중 하나이다. 피 같은 내 돈이 나가게 되었다고 700만 개미투자자들이 웅성웅성하니 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당 국회의원들이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4차 재난지원금을 뿌리려는 사람들이다. 예정대로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팔을 비트는 것은 여당 의원들에게는 식은 죽먹기다.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라는 것이다.


자료: 채널A

2.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금융위원회 압박은 자가당착이다. 선진금융은 여당 의원들이 자주 들고 나오는 용어다. 서울 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우상호 의원은 공약으로 서울을 동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고 한다. 금융허브가 되려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켜야 한다.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도쿄 등 금융허브가 있는 국가의 증시에서 공매도를 금지할까?


물론 여당 의원들은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 우리나라의 공매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개인은 주식 차입 기회가 없고  불법 공매도 처벌이 허술하며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 않다"  집권한 지 4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공매도를 손 봐야 한다는 얘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었다. 그동안 공매도 제도 개선은 손 놓고 있다가 이제 와서 왜 또다시 공매도 금지 연장 타령을 할까? 


아무튼 여당과 금융위의 역학구도를 볼 때  공매도 금지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는 차제에 개인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이다. 선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개인에 대한 공매도 차입 기회 제공,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남용 제한 및 처벌 강화  등이 포함될 것이다.


3.

국제통화기금(IMF)이 27일 한국 증시에 대해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매도금지 연장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보선의 표만 생각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닦달과 일부 개인들의 "상상도 못 할 역풍" "국민의 심판"운운하는 협박성 발언을 금감위가 이겨내기는 어려울 듯싶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IMF의 입장 발표가 내정간섭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공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자본시장 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허용에  따른 시장 영향은 해외 유사 사례로 볼 때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매도를 허용해도 주가는 일시적으로 출렁거릴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여 움직이게 된다는 의미다. 공매도 세력이 덤벼드는 주식은 대개 기업가치 대비 과대평가되어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공정한 주가를 결정해주는 순기능이 있다.


자료: YTN

4.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재개를 겁내는 것은 주식투자 기법상의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개인에게 주식투자는 주가가 오를 때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다. 공매도를 하는 외국인이나 기관들은 오를 때나 내릴 때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 개인도 주식이 오를 때나 내릴 때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공매도금지 연장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거나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 선물과 옵션이다. 삼성전자를 매수한 후 주가가 내려갈 위험을 헤지 하기 위해 선물 매도나 풋옵션 매수를 하면 된다. 그런데  어느 파생상품 서적에 "원수에게 복수를 하려거든 원수의 자식에게 파생을 가리키라"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기준과 매매 원칙 없이 파생매매를 하다 큰 손실을 입은 사람이 말한 내용일 것이다. 선물 옵션을 투기적 거래 목적만으로 할 경우 그런 변을 당할 지도 모른다.  주식과 파생을 적절히 합성하면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적절한 수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주식을 사면 원칙상 파생으로 헤지를 한다. 


5.

그러나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이 주식만 거래하고 파생상품으로 헤지 하는 데는 관심이 적은 것 같다. 개인이 이렇게 된 데는 "파생투자를 하면 낭패를 본다"는 근거 없는 속설 탓이 크다. 이 속설이 개인들에게 겁을 주어 파생의 본래 목적인 주식매수 헤지를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으로 크게 벌어야지 선물 옵션으로 헤지 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도 있다.


이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이 주식과 파생에서 모두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앞선  정보 수집 및 분석 능력뿐 아니라 주식과 파생상품 합성 매매를 잘하는 덕분이기도 하다. 주식매수를 하면서 파생 헤지를 하여 외국인과 기관처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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