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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볼레 Jul 16. 2021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글쓰기 개론(18)

중립성(中立成)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할까 합니다. 그 첫번찌는 바로 중립성이라는 단어입니다. 한자의 뜻은 이미 이전 시간에 풀었으니,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중립성中立成

혹은

외줄타기


저는 중립성이라는 단어보다는 외줄타기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외줄에 올라탄 광대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가느다란 줄 위를 뛰노는 광대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혹여 그 광대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됩니다. 광대는 줄 위에서 제비를 돌거나 뒤로 돌거나 미끄러질듯하면서 다시 균형을 잡는 곡예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 줄은 높이 걸리면 걸릴수록 손에 땀은 더더욱 흥건해집니다.


만약 광대의 줄이 높이 떠올라 있지 않다면 우리는 긴장하지도 않고 심드렁하게 그 곡예를 바라보게 될 겁니다. 떨어져봤자 큰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우리는 외줄에 올라탄 사람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즉 불안이 차오를 때, 그 가느다란 곡예를 즐기게 됩니다. 직접적인 체험이 아니라 간접적인 체험으로써, 손에 땀을 쥐고 그가 무사히 외줄에서 내려오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이야기의 본질은 바로 이 외줄타기와 같습니다. 줄이 높으면 높을수록 긴장이 됩니다. 너무 높으면 차마 견디지 못해 고개를 돌릴 수도 있으니 너무 높은 외줄을 올려서도 안 됩니다. 적당히 높아서 긴장감을 높이되 동시에 너무 심드렁하지는 않게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을 우리는 중립성이라 이야기합니다.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죠.


이야기의 밧줄은 하나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외줄에 무사히 올라가는 이야기를 썼다면 모든 것은 마무리가 될까요? 아쉽게도 이야기의 줄은 하나가 아닙니다. 스토리의 외줄을 하나 얹었다면 그 위에 아주 작은 실타래처럼 줄이 하나씩 쌓여갑니다. 이야기의 밧줄은 실제 밧줄과는 성질이 달라서 하나씩 포개어질 때마다 점점 가늘고 위태로와 집니다. 우리는 한 번 널뛰기를 할 때마다 하나씩 줄을 늘려가며, 동시에 그 수많은 줄에서 떨이지지 않게 줄을 넘나들어야 합니다. 우선 그 첫번째 줄타기,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떨어지는 줄타기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19)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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