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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샘 Nov 08. 2024

12. 반복되지 않는 도돌이표

점심을 먹고 잠시만 햇볕을 쬐고 있으면 졸음이 몰려올 정도로 따뜻한 봄날이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 벌써 한 달. 정우와 아린 두 사람은 여전히 글을 나누고 삶을 나누는 대화들로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연인으로서의 발전은 없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비밀스러운 따끈한 감정은 대화에 녹여 서로에게 보내는 것으로 만족했다. 

정우와의 그 후 일본여행은 더 편하고 즐거웠다. 소골목을 찾아 돌아다니기도 하고 유명한 놀이공원도 다녀왔다. 낯선 일본인들과 온몸을 이용해 대화도 해봤다. 아린에게 첫 해외여행이었던 일본 여행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또다시 가고 싶을 만큼.

일본에 다녀온 후 아린은 본격적으로 글의 뼈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준비 과정이 한 달이나 걸렸지만 지루하다거나, 시작하지도 못했다는 압박감은 없었다. 주인공, 주인공 주변 인물들, 글의 핵심 전개 내용 등을 정리하고 꼭 쓰고 싶은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면 그때그때 단락으로 정리해 두었다. 예전에는 무작정 시작부터 했던 때와 달리 단단한 뼈대를 만드는 시간이 오히려 좋았다. 

아린은 이제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쩐지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키보드 앞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그런 아린을 본 정우는 샌드위치를 먹으러 가자며 아린의 팔을 끌어당겼다. 

“불현듯 빡 생각나지 않으면 아직 시작하기 이르다는 뜻이에요. 배 채우고 다시 시작해.”

“불현듯 빡? 하하. 그래 배부터 채우자. 오늘은 무슨 샌드위치 먹지.”

“선배는 맨날 똑같으면서…”

“아니야. 오늘은 감자 샐러드 먹을래.”

정우는 어쩐 일이냐며 아린을 놀렸다. 

두 사람이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서자 하울이 맞아 주었다. 일본에 다녀와 인사를 나눈 후 오랜만에 만났다.

“어? 하울 님. 오늘 아르바이트 생은요?”

“아프다네. 요즘 폐렴이 유행이라더라. 일주일 정도 입원 해야 한대.”

“일주일이 나요? 아이고. “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중. 오늘도 똑같아?”

하울은 자연스레 참치 샐러드 샌드위치 버튼을 누르려던 참이었다. 다급히 손을 내저은 아린은 감자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정우도 같은 샌드위치를 주문한 후 카운터와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나저나 정은이는 아직이야?  작업실 셰어비는 들어오던데.”

“사용하지도 않는데요?”

“응. 난감해 그래서. 전화도 안 받고. 나중에 돌아오면 얘기해보려고. 어차피 정은이 직접 작업실을 나가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정은이 자리는 비워둘 참이었거든. 혹시나 내가 그냥 뺄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건가. 도대체 어딜 간 건지. 꼬박꼬박 돈을 보내는 거 보면 어디 살아 있긴 한 거 같은데.”

“연재도 계속하고 있어요.”

일본에 다녀온 후 만나자던 정은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덕분에 정은을 위해 사온 바나나빵은 정우 몫이 되었다. 정우에게 그녀의 연애사를 짧게 들은 터라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우선 무엇보다 정은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매번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날 선 말로 서로를 찌르기도 했지만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서인지 정은이 보고 싶었다. 

“보고 싶네요. 정은 씨도, 서주도.”

하울은 샌드위치와 커피를 들고 와 두 사람 앞에 놓아주고는 앞자리에 앉았다. 

“오늘도 한 사람 들어올 거야. 서주 자리에. 요즘 웹소설이 대세이긴 한가 봐. 웹소설 작가래. 정우랑 정은이 생각해서 웹소설 작가는 안 받으려고 했는데 웹소설만 쓰는 게 아니라 소설도 준비 중이라고 하더라고. 딱히 피해 줄 거 같지는 않아서 작업실 내어줬는데 정우야 괜찮지? “

정우는 입에 담긴 샌드위치를 급히 삼켰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신 후 괜찮다고 대답했다.

“상관없어요 전. 여자분?”

“아니 남자. 40대라고 하던데? 집에서 쓰니까 늘어지는 거 같아서 작업실 구하는 거라고 했어.”

“그렇구나. 몇 시쯤 오세요?”

“글쎄. 시간은 말하지 않았어. 오늘 중에는 오겠지.”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가게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웃으며 세 사람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순간 아린은 알아보지 못했다. 

“저 없는데 세 분 너무 화기 애애한 거 아니에요?”

정은이었다. 한 달 새 살이 얼마나 빠졌는지 정은은 반쪽이 되어 돌아왔다. 분위기도 정말 달라졌고 무엇보다 얼굴이 화사해졌다. 

“헐? 정은이? 무슨 일이야. 한 달 동안 무슨 짓을 한 거야.”

정은은 비어있는 아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린은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정은 씨. 잘 지냈어요? 뭐야. 왜 이렇게 예뻐져서 돌아왔어.”

아린이 정은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정은은 아린의 손을 덥석 잡았다. 

“보고 싶었어요. 일본은 잘 다녀오셨어요? 바나나빵 먹었어야 하는데.”

“나도 보고 싶었어. 근데 정말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이뻐졌어.”

아린과 정은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하울이 정은이 마실 커피를 가져왔다. 

“감사해요. 살이 좀 빠졌죠?”

조금이 아니라며 세 사람은 정은을 계속 뚫어져라 쳐다봤다.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정은은 당황해했다. 그리고 그간의 사정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말해주었다. 

한 달 전, 무작정 친구를 찾아가 고백을 했다고 했다. 이상하게 그날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정말 무작정 그 친구를 찾아갔다고. 친구는 처음에 당황해했지만 좋아해 줘서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다며 정은의 고백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했다. 

“거절당하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했어요. 그래서 몸도 마음도 재정비할 겸 본가로 내려갔어요. 거기서 글도 쓰고 밤에 아버지 따라 운동도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하지 않던 운동을 해서 그런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살이 눈에 띄게 빠지더라고요. 살 빠졌다고 엄청 이뻐진 건 아니지만 점점 이상한 자신감도 생기고 욕심도 나서 맘먹고 살을 뺐어요.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고. 변하는 제 모습 보면서 행복하더라고요.”

아린은 그제야 화사해진 정은의 얼굴이 이해가 됐다. 늘 인상을 쓰고 있거나 가만히 있어도 뾰로통해 보이던 정은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 없어지고 생글생글 웃으니 보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작업실에서 글 쓰면서 짜증이 많이 났거든요.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콕 박혀 있으니 예민해졌던 것 같아요. 언니한테도 죄송해요. 일본 가기 전까지도 예민하게 굴었죠? 날이 서 있는 저와 달리 두 사람은 너무 친근하고 편하게 대화하는 걸 보니 괜히 심술이 나서. 이젠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차였다고 우울해하면 글이 풀리지 않을 때 또 짜증 내고 예민해지고, 반복될 거 같아요. 앞으로는 지금처럼 운동도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요. 좀 더 긍정적으로 살아볼 거예요.”

좀 더 긍정적으로 살아볼 거라는 정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언제나 예민하고 뾰족했던 정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지만 예전 같은 마인드로는 살지 않겠다는 정은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 좋아하는 연인에게 단칼에 거절당했을 때 정은처럼 마음먹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단시간에 변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아린은 정은의 결심을 응원하고 싶었다. 

“응원할게요. 이제 예민해지면 같이 초코 셰이크나 먹으러 와요 우리. 그럼 그 친구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어요?”

“없어요. 그 친구는 본가 근처에서 계속 살고 있어서 한 번 우연히 마주치긴 했는데 왜 이렇게 이뻐졌냐? 하더라고요. 그게 끝이에요. 참 오래 좋아했던 친구인데 생각보다 마음 정리가 깔끔하게 되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그 친구를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로. 그렇다고 그 마음이 다 사라졌다는 건 아니지만요. 친구로 남기에 무리긴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편하게 마주할 수 있겠죠.”

정은은 마음이 편해 보였다. 오랜 시간 좋아했던 사람을 놓아야 했던 순간을 누구보다 건강하게 보내고 온 정은이었다. 

“정말 잘했어. 몰랐는데. 정은 씨 정말 멋진 사람이었구나.”

아린의 진심 어린 말에 정은은 얼굴을 붉혔다. 

“오늘 또 회식해야겠는걸? 이번엔 나도 껴줄 거지? 새로운 사람도 오고 정은이도 돌아왔으니까.”

“좋죠. 내일이 금요일이니까 내일 어때요? “

정우의 말에 모두 좋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글을 쓰기 위해 분주하기만 했던 작가 작업실이 어느 날부터인가 직장 동료처럼, 가족처럼 친해져 가는 게 아린은 신기했다. 

영양가 있진 않지만 쫀득쫀득하고 달콤한 수다를 떤 후 세 사람은 작업실로 올라왔다. 작업실엔 이미 새 작가가 와 있었다.

정우가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싸늘한 반응에 작업실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얼음장같이 차가워져 버렸다.

“네.”

초면에 다정다감한 인사까지는 바란 건 아니지만 냉랭한 그의 반응에 셋은 순간 당황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른 채 시선을 피하려는 그때, 남자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세 분 꽤 친하신 모양입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글만 쓰고 싶어요. 여기서는 관계를 맺고 싶지 않습니다.”

순간, 누가 뭐랬냐고 따져 물을 뻔했다. 비아냥 거리는 듯한 그의 말에 당혹스러웠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가 한 말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도 없었다.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작업실이니 작업만 열중하겠다는 뜻이라면 그의 뜻도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길던 짧던, 한 작업실에서 작업해야 하는데 굳이 저렇게 날을 세울 필요가 있을까. 삐죽이는 정은과 난감한 표정의 아린과 달리 정우는 여전히 웃으며 그를 대했다.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저희는 작가 작업실을 함께 쓰는 게 직장 생활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분이 오신다고 했을 때 비어 있는 한 자리가 채워져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같은 작업실을 쓰는 동료…라고 해야 할까요. 서로 도울 일이 있으면 돕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것뿐입니다. 작품에만 몰두하고 싶으신 거라면 저희가 조심할게요. “

정우의 말이 의외라는 듯 이번엔 오히려 남자가 당황했다. 

“아… 뭐 그런 말은 아니고….”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 정리에 몰두했다. 그 이후의 대화는 없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정은은 그동안 비워져 있던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고 아린과 정우는 함께 앉아 프롤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래 같으면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을테니지만 아린은 통성명도 못한 남자가 신경 쓰였다. 

“정우야. 우리 흡연실 다녀오자.”

아린이 정우에게 말하자 엉뚱하게도 남자가 반응했다.

“여기 흡연실이 있어요? 안 그래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조금 전보다는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여전히 뾰족했다. 아린은 함께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둘이서 다녀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남자의 말에 정우는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남자는 서랍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정우를 따라나섰다. 아린이 주춤하고 있자 정우는 웃으면서 아린을 잡아끌었다. 조금 우스운 모양새로 아린은 정우에게 잡혀 가듯 흡연실로 향했다. 

세 사람은 나란히 흡연실로 들어가 앉았다. 조금 전 누군가가 왔다 갔는지 흡연실 안의 담배 냄새가 짙었다. 

“저는 한정우라고 합니다. 이쪽은 하아린. 실례되지 않는다면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혹시 부를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

남자는 담배를 살짝 내려놓고 정우를 바라보았다.

“인사가 늦었네요. 이민준이라고 합니다. 웹소설과 단편 소설들을 쓰고 있어요. 웹소설은 아직 10위권 밖이지만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요. 정우 씨 베스트 한 글들 다 읽어 봤어요. 필력이 대단하시더라고요.”

남자는 아니, 민준은 이미 정우를 아는 듯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본 온화한 표정이었다. 

“정말요? 나중에 제목 알려주세요. 저도 읽어 볼게요. 나이가 40대시라고 들었는데. “

“마흔둘입니다. 이 나이에 쓰려니 머리가 굳어서. 책도 많이 읽고 해야 하는데 집에서는 영 힘들어서요. 참. 조금 전에 무례하게 대답해서 죄송했습니다. 저는 작가들이 모인 자리라 다들 기도 세고 괴짜기질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름 기 센 콘셉트를 잡았는데 정우 씨가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하시는 순간 아차했어요.”

민준은 정우와 아린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린은 민준의 이야기를 듣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린이 보아 온 작가들 중 민준이 말했던 사람들의 부류가 종종 있었으니까. 사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아린 역시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른다. 특히 처음 왔을 때 정우의 눈에는.

아린과 정우는 이해한다며 괜찮다고 답해주었다. 아린은 순간, 풋 하고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혹시나 비웃음으로 보일까 얼른 입을 가리고 손을 저었다.

“아 죄송해요. 그게… 정우 씨 처음 왔을 때 저도 엄청 날카롭게 대했거든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서. 민준… 민준 님?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그리고 괴짜들 정말 많긴 했어요.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 독특한 사람이 많잖아요. 그럴 수 있죠.”

이해해 줘서 고맙다는 민준은 그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민준은 서른아홉 때 처음 웹소설을 접한 후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처음 세 작품은 정말 심 해작이었어요. 독자 유입도 없고. 한 번 계약 제의가 들어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계약했다 독소조항도 제대로 보지 않아 피해본 적도 있고요. 이제야 조금 자리 잡아가요.”

그리고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쓰겠다고 하자 집에서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전업 작가로 돌아선 후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는 대신 일정 시간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이번 글이 좀 잘되면서 돈도 직장 월급 못지않게 가져다주는데도 싫은가 봐요. 조금 더 성공하면 인정해 주려나.”

결국 출퇴근 형식을 맞추기 위해 작업실을 찾았다고. 

“와이프 입장도 이해되죠. 따박따박 월급 받는 월급쟁이가 더 안정적인데 갑자기 일도 안 하고 집에 앉아서 글 나부랭이나 쓰니 얼마나 꼴 보기 싫겠어요. 와이프도 프리랜서라 자주 재택근무를 해요. 집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은 거죠. 그럼 어떻겠어요. 또 싸우죠. ”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충분히 그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지만, 아린은 자신이 와이프가 된 입장이라면 어떨까 생각했다. 사랑하는 남편의 꿈을 위해 응원해 주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앞에 닥친 현실적인 것들을 바라본다면 무작정 응원만 할 수 없지 않을까. 

“자녀는 없으세요?”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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