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별샘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건지, 그때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마냥 "그때"가 그립다.

나의 2030은 그리 빛나지도, 그리 행복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생각했지만 다시금 천천히 곱씹어보면 어느 때보다도 빛났고,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나는 늘 과거에 머물러 있다. 미래를 보며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하지만 애써 놓지 못하는 과거의 어느 한 시간들이 나를 계속 붙잡아 두는 것만 같다.

아마도 나를 붙잡는 것들은 그때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미련이거나 갈림길을 선택하는 순간의 내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때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며 후회한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군가가 내게 길을 걸어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살아가고 있을까.

사실, 그것도 맞지 않다. 누군가가 내게 길을 안내해 주었더라도 언제나 양갈래에서의 선택은 나의 몫이니 안내자가 있었어도, 조언자가 있었어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결국 선택에 대한 미련과 후회는 여전히 남아 있었을 것 같다. 다만, 지금보다 더 후회하느냐, 덜 후회하느냐의 차이 정도이지 않을까.


2030의 나는 돈이 없어도 좌절하지 않았고, 이별을 해도 금방 일어났고, 시련이 와도 웃을 수 있는 베짱이 있었다. 나는 그런 나를 너무나도 사랑했고 나의 밝음이 누군가에게도 빛이길 바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40대가 되었고 아직 20대에 머물러 있는 정신과 달리 몸과 마음은 40대가 되었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과 슬픔, 후회들로 하루하루가 가득 채워지는 순간이 있었다. 물론 그 안에서 나만의 돌파구를 찾으며 주저앉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여전히 답을 찾지는 못했다. 나는 이십 대도 아니고 삼십 대도 아니라는 생각에 무엇이듯 멈칫하게 되고 무엇이든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 인간의 외면의 노화는 멈출 수 없지만 내면의 노화는 멈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놓지 못한 과거의 순간들에서 하지 못해 후회하는 것들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면 어떨까? 그럼 길을 잃었던 지난날의 나처럼 그 누군가도 선택에 대한 후회나 미련이 없을 순 없겠지만 함께 버킷리스트를 만들며 조금 더 빛나는 2030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과거에 사는 40대가 살아오면서 느낀 꼭 해보았으면 하는 일과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에 대한 글을 쓰다 보면 나도 이제는 미래를 향해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