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긍정약사 Oct 20. 2024

내가 기대했던 인정을 받지 못하면 화가 난다

안녕하세요 긍정약사입니다 


23년 1월 28일 정신과 상담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이 상담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화가 나는 현상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깨달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는 상대방에게 기대했던 인정을 받지 못할 때 좌절하고 화가 난다 

- 내 행동과 감정의 패턴을 인지하면 대처가 가능하다. 


● 지난번 상담 후 2주 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이 발전하기 위해서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특정대상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했던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씀드림 

- 나는 항상 인정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매우 좌절함 

- 그 좌절을 겪으면서 화가 폭발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음


● 부동산에 대한 남편과 나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최근에 한 논의를 하면서 알게 되었음

- 나는 "올해(2023년) 실거주할 아파트를 사자"라는 입장, 남편은 "지금 경제상황이 위험하니 사지 말자"라는 입장

- 부동산 공부를 하며 남편과 오랫동안 이야기해 왔으나 설득이 어려웠음 

- 남편을 설득하기 위해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을 토대로 "하락장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내용으로 PPT를 만들어 발표함 

-  PPT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음

    지금은 하락장이고 금리가 높아 실수요자, 투자자가 쉽게 진입을 못하는 시장임.

    우리의 현금보유량과 월급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를 충분히 감당가능함

    전셋값 폭등으로 인한 역전세 때문에 투자자들이 던지는 급매가 나오고 있음 

    좋은 물건을 싸게 고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올해 사야 함 


● 발표를 들은 남편이 여러 가지 우려를 표시함 

- 이 내용들은 결국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것인데, 현재 세상은 급격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함 

- 한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잃으면서, 발전 모멘텀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생각함 

- 한국의 반도체를 이끌어가는 건 대기업인데, 대기업이 한번 꺾이면 보수적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기 힘듦

- 따라서 반도체가 수출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부정적으로 봄

-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IMF수준의 위기가 와서 금리가 치솟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거기까지 리스크 대비는 어려울 것 같음


●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속상했음,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기로 함

- 충분히 유효한 질문들인데 왜 내가 속상할까 생각해 봄

- 지금까지의 부동산 공부의 이유가 남편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음 

-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가 이렇게 부동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 이 논의 과정이 모두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논의에서 나온 남편의 질문들을 해결해 가면서 내가 더 넓은 시야에서 부동산을 바라보게 된 것은 사실임 


● 선생님의 반응

- 나에게 칭찬과 인정을 해주지 않던 아버지와 같은 성질의 배우자를 찾은 것 같다 

-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배우자를 만나서 부모님한테 받지 못한 인정을 계속 갈구하고 좌절하며 사는 것은 많이 보이는 패턴임 


● 부모님이 나를 키운 방식을 정말 싫어하는 내가 왜 부모님과 비슷한 배우자를 찾은 걸까 궁금했음

-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선생님께서 "삶의 덫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열기"라는 책을 추천해 주셨음 

- 선생님이 읽으면 변화가 너무 어렵다고 느껴져 더 좌절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라 하셨지만 용기를 내서 읽어볼 예정임 




상담이 끝나고 며칠간 내가 정말로, 아버지 같은 배우자를 만난 것일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가득 차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버지의 비슷한 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버지와 남편은 둘 다 삶에 정말 적극적입니다. 문제를 마주했을 때 피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합니다. 아빠에게 평생 그런 보습을 봐온 저는 저도 모르게 같은 면을 가진 남편이 믿음직스럽다고 느꼈나 봅니다. 이런 성격은 문제 해결이 우선이기 때문에 본인과 남들에게 모두 엄격합니다. 그래서인지 아빠는 제가 크는 동안 칭찬을 거의 해주지 않았고, 저는 그것에 불만을 많이 느껴왔습니다. 


반면 남편은 본인에게 엄격한 성격이지만, 아빠보다 저에게 칭찬과 인정, 응원을 많이 해줍니다. 그래서 제가 부동산 관련 논의를 할 때도 저의 노력을 남편이 인정해 줘서 제 결정에 찬성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이 먼저인 남편은 노력을 인정하는 것과 결정에 찬성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또한, 부동산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본인의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하고 싶어 하는 남편이 제 결정에 바로 찬성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이 당연한 반응에 저의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좌절하고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상담과 고찰 후, 지금의 남편과 칭찬을 해주지 않던 아빠를 확실하게 분리하는 것이 부부관계를 좋게 유지하지 위한 저의 과제임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매끄럽게 남편과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긍정약사의 정신과 상담기 - 책을 낸 이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