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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약사 Oct 22. 2024

목표와 능력의 간극 사이, 나는 지쳐갔다

안녕하세요 긍정약사입니다. 

23년 2월 11일 정신과 상담 내용을 적어보겠습니다. 

당시 저는 언제나와 같이 주 5.5일 약국에서 일하고, 주 4회 운동, 약사 강의 수강, 부동산 이론공부와 임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밤마다 사지가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에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때 피곤해서 곯아떨어지지 않으면 발전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다 취소하고 쉬고 싶다고 생각해도 그게 안될 때가 많았습니다.  


이번 상담에서는 너무 피곤하다고 말씀드렸고, 선생님은 이런 스케줄로 계속 지내다 보면 우울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난번 상담 후 2주 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 너무 피곤하게 지냈음. 

- 할 게 많아서 스케줄이 꽉 차있고 다 수행했음 


왜 그렇게까지 하나요? 

부자가 되고 싶어요, 100억 달성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목표 3가지가 있음 

- 훌륭한 약사 되기 

- 100억 부자 되기 

- 외모관리 


그걸 다 하려면 지금 열심히 하긴 해야겠네요. 100억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정한 건가요? 

서울 노른자 땅의 아파트 2개와 노후대비할 현금을 합치면 그 정도 된다고 생각함. 


100억이라는 숫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 하심 

압구정현대가 2008년에 10억이었음 

그때보다 물가가 엄청 오르지도 않았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자산 20억 달성을 대단한 것으로 생각했음

지금은 사람들이 20억 달성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느껴짐  

저는 서울 노른자땅 아파트 2개를 가지는 것이 목표인데, 그러면 2008년의 20억과 지금 제가 느끼는 100억이라는 목표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씀드림  


선생님께서 목표를 위해 다하고 싶어 하는 거 이해하지만,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다고 하심

스케줄 조정이 반드시 필요함 

우울증이 꽤 많이 호전되었는데 이런 스케줄로 계속 지내면 다시 악화될 수 있음  



앞으로 제가 롱런할 수 있는 일의 양을 찾아가는 것이 저의 과제임을 인식하기 시작한 상담이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잘 살기 위해, 제대로 살기 위해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다 하려고 노력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느낍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아직도 번아웃이 오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이 얼마정도 되는지 잘 모릅니다. 이 상담 이후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그렇습니다. 


요즘은 여전히 무리할 때가 많지만, 내가 무리할 때가 많구나라는 인식은 하고 삽니다. 예전엔 머리가 아파오면 할 일이 많은데라고 생각하면서 짜증이 났고, 체력이 약한 나 자신이 싫었습니다. 이제는 10분만 눈감고 있자라고, 두통이 있어도 어쩔 수 없지 생각합니다. 조금 쉬면 조금 나아집니다. 정 몸이 안 좋으면 스케줄을 취소합니다. 그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니 1년 반전에 비해서는 조금 나아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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