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치 볶음밥과 가장 잘어울리는 부재료가 뭘까 생각하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김치볶음밥 부재료 중 하나는 네모난 햄입니다. 햄은 목우촌의 주부9단 살코기 햄을 가장 좋아합니다. 분홍 소세지는 절대 안 되요. 김치 볶음밥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소한 기름에 당근을 아주 잘게 채 썰어서 볶아 넣습니다. 당근의 맛은 달콤하고 빨간색도 무척 이쁩니다. 마무리는 역시 노란 체다 치즈 한 줌과 모짜렐라 치즈를 잔뜩 얹어서 마무리 합니다. 이쯤되면 더할나위 없죠. 새콤한 동치미 정도 있으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먹는 이야기 꺼낸 김에 하나 더.
지금 우리 앞에 빨갛게 잘 달궈진 숯불이 있고 그 위에 잘 손질된 그릴이 놓여 있다면 어떤 부재료를 구워 드시겠어요? 첫번째는 소고기가 떠오릅니다. 소고기는 역시 등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과 살코기가 적절하게 균분되어 있죠. 한 조각의 등심은 두 부위의 살코기가 있는데요. 저마다 다른 맛이 납니다.소고기 등심만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돼지고기 코스에는 갈매기 살과 항정살을 추천합니다. 이들 부위는 삼겹살처럼 기름이 줄줄 흐르지 않아서 고기에 불이 붙지도 않고 기름이 적당해서 고기 표면에서 기름이 지글지글 거립니다. 그 기름이 고기 겉에 남아서 아주 맛있는 맛을 냅니다. 숯불 맛.
다음은 해산물 코스입니다. 신선한 모듬 조개를 알미늄 호일에 집어 넣고 마늘과 참기름을 넣어요. 밀봉하듯 호일을 감싼다음 넉넉히 20분 이상을 약불로 익힙니다. 소고기 코스 시작할 때 올려놓으면 딱 타이밍이 맞습니다. 조갯살은 발라 먹고 바닥에 고인 조개 국물을 떠 먹어보면 깜짝 놀랍니다. 세상에 이렇게 진한 국물맛이 날 수 있다니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쯤되면 채소도 구워 먹어야죠. 버섯은 송이버섯 또는 팽이버섯 정도가 맛이 좋습니다. 소금을 솔솔 뿌리고 구우면 됩니다. 그리고 숙주나물도 그릴과 잘 어울립니다. 숙주나물과 불향이 만나면 불맛이 극대화 됩니다. 짬뽕의 불맛이 숙주나물에서 나오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 그 밖에 명이나물, 구운 양파, 호일에 싼 감자, 오징어와 새우 구이, 닭갈비까지 드셔보세요. 가능합니다. 위는 위대합니다.
이 모든 음식을 해 먹었다면 부대찌개로 마무리 합니다. 자투리로 남은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이면 됩니다. 김치는 꼭 넣어야 합니다. 모든 맛을 어우러지게 돕기 때문입니다. 육수를 따로 안 내더라도 오래 끓이면 됩니다. 신기하게 어떤 재료를 넣더라도 먹어보면 모든 맛을 압도하는 맛이 있습니다. 햄과 김치의 맛. 맛이라고 썼지만 그 향이 강해서 다른 향을 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먹는 이야기는 언제해도 즐겁습니다.
다음주도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