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라데츠키 행진곡 추천
설래임으로 시작된 2022년이 이제 1주가 지났다. 2022년 달력 맨 앞장에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 나와있는 페이지를 보는 순간 365점의 포인트를 받은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포인트를 올해는 꼭 필요한 일에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유용하게 써보자 다짐해 본다. 2022년 새해는 피아니스트겸 지휘자인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비엔나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와 같이 시작하였는데 시간의 무게와 그를 통해 단련되는 인간의 위대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
클래식 초보자로서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에 대해 이번 공연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편안한 모습으로 단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90분동안 전세계의 청중을 모두 몰입하게 만드는 지휘에 큰 감동을 받았다. 지휘자가 음악의 일부분이 되어 음악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벌써부터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지고 가끔 곤란한 일에 당황하는데, 이 분은 80에도 전세계인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안정감있고 완벽한 지휘를 통해 인류가 하나되는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딸아이와 이야기 하면서 이게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쉬지않고 계속 연습하고 연주해서 가능한게 아니겠어요라고 대답한다.
스스로를 성찰하며 단련하며 살아온 인간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을 준다.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걸작품으로 남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열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염시킨다. 이는 분명 재능만으로 가능하지 않고, 쉼없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누가 보던 보지않던 자신의 실력과 인격과 영성을 닦아 온 사람들만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의 결혼생활에 대한 비판과 오케스트라내에서의 지휘스타일에 대한 호불호가 있음은 감안하자) 나는 쉬지않고 실력과 인격을 닦고 있는지, 남이 보든 보지 않던 스스로가 감찰자가 되어 내게 주어진 시간을 철저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시작해보는 새해이다.
바렌보임은 음악뿐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음악가로도 유명하다. 유대인이면서도 이스라엘정부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강한 비판을 받아 왔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 정착에 기여하고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소년 단원들로 구성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단하여 지속적인 연주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분쟁지역에서의 목숨건 연주를 통해 평화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노년의 위대한 음악가와 청년음악가들이 만들어가는 평화를 위한 화음과 메세지가 언젠가는 분쟁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변화시킬 불씨가 될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분쟁과 갈등은 팔레스타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도처에 존재한다. 우리는 70년 넘게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사실상 전쟁의 위협에 놓여있으며, 이웃나라 일본과의 관계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나라 안에서도 다른 정치적 견해에 따른 갈등과 상대방을 향한 공격은 점점 더 심해지는 듯하다. 우리에게도 평화와 화합과 상호존중을 이야기하는 지식인과 예술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니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되기로 마음먹기를 권해본다.
작년 5월 바렌보임의 내한공연이 예정되었다가 자가격리기간관련 방침으로 공연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올해 다시 거장의 70년 경력의 연주와 메세지를 한국에서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