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력, 모험 도전, 질문, 답변, 제자도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베드로에 대한 몇가지 일화는 알고 있을 것이다. 예수님이 잡혀가던 날 여종에게 3번을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한 사람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열두제자 중에 유독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이야기하는 내용이 많은데, 성경에서 내가 좋아하는 베드로 관련 일화를 소개해 보고 싶다.
베드로는 못 배우고 가난한 어부였으나 예수님을 만난 후 바로 그 자리에서 그물을 버리고 예수의 제자로 따라 나선 인물로 기록되어 있고(가족이 있음에도), 베드로라는 이름도 예수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일만큼 예수님의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예수님이 잡히셨던 밤 3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인물이나,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하고 성령을 받은 후에는 예수님과 같은 많은 기적을 베풀고 수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회심시켰으며, 기독교를 전세계에 전파하다 십자가에 거꾸로 메달려 죽은 사도이다. 그는 앉은뱅이를 일어나게 하고 수많은 병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살리는 등 많은 기적을 베풀었다.
성경에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칭찬과 꾸중을 듣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예수께서 당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을 때, 주는 그리스도(인류를 구원하러 오신 메시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대답하여 예수님께 칭찬을 받은 반면, 예수님께서 자신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이를 만류하였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꾸중을 바로 들었고, 예수님 잡히시던 날 괴로운 심정으로 기도하시며 깨어있어라 하신 말씀에도 자고 있다가 실망시켜 드렸으며, 갑자기 예수를 잡으러 온 병사의 귀를 베어, 또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여 하느냐라는 꾸중을 들었다. 또 많이 알려진 예수님이 잡혀가던 날 예수님의 예언대로 예수를 3번 부인한 사건과 함께, 잘 알려지진 않았으나 부활 후 찾아오신 예수님께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는 질문을 3번 반복하시며 죄책감에 빠져있던 베드로를 다시 일으키신 것도 신과 인간과의 특별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좌충우돌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제자로 기독교가 종교로 확립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으며 예수님을 따라서 사는 제자도의 모범이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러한 많은 일화 중 베드로에 대한 성경의 기록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화는 베드로가 큰 파도와 거친 바람속에 물위로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자신도 물위를 걸으려 했던 일화이다. 예수님께 의지하여 자신도 기적을 경험하고자 하였으나, 의심에 의해 물에 빠졌고, 예수님은 왜 의심하였느냐 다소 책망어린 말을 하시며 그를 물에서 건져 올리셨다. 이 일화는 베드로가 믿음이 부족했음을 이야기하는데 자주 언급되곤 한다. 그러나 문득 다른 제자들은 배 안에 그대로 있었는데 왜 베드로만 그러한 무모한 시도를 했을까? 신기하다 생각만하고 시도해볼 생각은 아예 못한 다른 제자들에 비하면 물위를 걸어 보겠다고 나선 베드로의 믿음은 더 컸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라면 예수님께서 오라고 하시면 배에서 물위로 두 발을 모두 내딛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예수님 잡혀가시던 날도 다른 제자들은 다 도망갔는데 그나마 베드로는 자신도 잡혀가 사형당할 수 있는 위험에도 회당장안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물위를 걸어보려고 한다는 시도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비합리적이고 무모했던 행동이다. 그러나 자신이 믿는 존재에 대한 시험과 도전이,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실패를 통한 깨달음과 극복하려는 노력이 그를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시골어부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강력하게 전하는 사도가 되는데 기여하였다고 생각한다. 신앙이 아니더라도 많은 위대한 인물들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시도를 통해 깨어지고 성장할 수 있었음을 알고 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 누구나가 내가 될 수 있을 것인가는 누가 하라고 해서 될 일이 아닌,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작정하고 결심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나에게 물위를 걷는 일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