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의 계절이 바뀌었고, 겨울 이불을 꺼냈다.
집에 있는 가정용 세탁기로는 부족한 두꺼운 겨울 이불을 위해 세탁 어플을 다운 받았다가 수거 신청을 눌렀다가 다시 취소하길 반복하다, 코인 세탁방에 갔다.
귀찮지만 굳이 직접 하고 싶은 마음. 이불을 세탁기에 넣고, 다시 건조기에 넣고, 깨끗해진 이불을 안고 돌아가는 마음. 집안 가득 퍼진 섬유유연제 냄새를 맡으며 직접 세탁방에 다녀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깨끗해진 무언가를 안고 집으로 가는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너무 아쉬우니까, 깨끗해진 마음으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해야지,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