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고민

스치는 생각을 잡아두며

 요즘 다시 글쓰기에 푹 빠져있다. 얼마 전부터 참여하고 있는 온라인 한 달 글쓰기 챌린지 프로그램 덕분이다.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주제에 맞게 글을 쓰고 작가님 피드백을 받는데 내가 발견하지 못하는 글 속 오류를 잡아주시니 공부가 많이 된다. 거기에 내 글에 대한 작가님의 짧은 감상코멘트. 좋은 감상평을 받을 때면 자신감 게이지가 올라간다.

 이번 챌린지로 매일 글을 한 편씩 지으면서 조금씩 글쓰는 습관이 몸에 붙기 시작한 것 같다. 운이 좋으면 정말 나도 책 한 권 도전해볼 수 있을 거란 야망에 불타오른다. 하지만 한 편으론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든다.

 지극히 사적인 혼잣말이자 넋두리 같은 내 글도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책장에 꽂힌 수십만 권의 책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글을 나는 쓸 수 있을까?  

 감동까진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가슴 속 호수에 조금이나마 물결을 만드는 글을 빚고 싶은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 시도 에세이도 아닌 어정쩡한 영역을 넘나드는 모호한 내 글의 정체성 또한 자신이 없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내 인생 배경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에서 어떤 느낌을 받고 있을지 궁금하다. 작가님께서 많이 격려해주시지만 내겐 부족하다. 더 많은 다른 분들의 감상평도 듣고 싶다.

  

 이 때문에 SNS를 시작해볼까 고민했지만 눈이 전혀 안 보이는 상황에서 혼자만의 힘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불편하다. 다른 방법이 없을지 궁리해본다.

 취미를 넘어서 책까지 쓰고 싶어하는 나의 욕망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이 욕망만큼은 신기하게도 따르고 싶다. 그래서 악플이든 선플이든 나의 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공저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볼 작정이다. 책을 내는 목표도 있지만 글쓰는 다른 사람들의 냉정한 평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내 필력이 좋든 나쁘든, 내 글이 지루하든 재밌든 그냥 해보려고 한다. 완전히 이판사판이다. 그 곳에는 다른 분들과 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오늘도 결국 혼잣말로 채워져버렸지만 이런 글 또한 나에겐 좋은 글쓰기 연습이라고 스스로 위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