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장황하게 말하기

듣는 사람 귀소 본능 자극하는 말투를 가진 이들에게.

by 유창한 언변
계속해서 자기 할 말만 할 때 나오는 흐르는 자막
장황하게 말하는 습관이 있다면

남규홍 PD가 제작한 <나는 solo>를 볼 때마다 빵 터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위 사진처럼 '흐르는 자막이 나올 때'. 18기 광수(힐끔 좌) 이후로 남규홍 PD가 자주 써먹는 자막이다. 대체로 너무 길고 장황하게 말하는 출연자가 등장할 때 나타나는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래서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는 말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24기 광수 씨가 조수석에 동승객이 있음에도 차 안에서 18곡을 혼자 부르며 콘서트를 할 때, 왠지 이 자막이 한 번은 쓰일 것 같더라니, 아니나 다를까 드디어 흐르는 자막이 등판했다.


어찌나 장황했는지, 클립으로 편집한 유튜브 영상에서조차 제작진은 '공포의 장황토크'라고 명명했다.

나 또한, 광수의 말에서 요점을 찾아내려 노력하였으나, 의식의 흐름을 제대로 탄 화법 덕분에 무자비하게 실패했다.


혹시 나도 장황하게 말하는 건 아닐까? 싶다면 체크.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 체크리스트 10개 >


1. 핵심 없이 말이 길다. 요점을 말하지 않고, 배경 설명만 계속 늘어놓는다.

2. 중요하지 않은 디테일을 과하게 설명한다. 누구랑 몇 시에 어디서 만났고, 뭘 입었는지 등 듣는 사람에게 불필요한 정보가 많다.

3.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한다. 비슷한 표현이나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한다.

4. 말에 ‘그니까’, ‘어쨌든’, ‘아무튼’이 자주 들어간다. 말을 수습하려다 보니 이런 연결어로 계속 말을 이어간다.

5. 주제를 자주 벗어난다. 얘기 도중 엉뚱한 방향으로 새거나, 다른 이야기를 갑자기 끼워 넣는다.

6. 청자의 반응을 신경 안 쓴다. 상대가 지루해하거나 이해 못 해도 자신의 말만 계속한다.

7. 말이 끝나지 않고 꼬리를 문다. 문장을 계속 이어 붙여서 문장이 길어지고 정리가 안 된다.

8. 말하는 도중 스스로도 헷갈려한다. 말하다가 “내가 무슨 말하려고 했더라…” 하는 일이 자주 있다.

9. ‘결론은 이거야’가 여러 번 등장한다. 결론을 내렸는데 또 다른 결론을 덧붙인다.

10. 상대가 요점을 물어봐야 겨우 핵심을 말한다


* 6개 이상 해당된다면, 당신은 프로 장황러이다.


해결 방법은?

1. 두괄식으로

평소 장황하게 말하는 습관이 있다면 반드시 요점을 처음에 말하라. 듣는 사람이 적어도 화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 수 있기 때문에, 대화가 길어져도 길을 잃지 않고 들을 수 있다.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은 대체로 미괄식으로 말하는데, 용두사미라 하기도 무색하게 마무리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혹시나 다른 사람에게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면, 반드시 두괄식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일 것.


2. 키워드로 말하라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말하고 싶다면, 이 단어들을 먼저 키워드로 던지기만 해도 충분하다. 사람의 진심은 간결하고 짧은 한 마디 만으로도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변명이라 할지라도, 24기 광수처럼, '옥순이 플러팅을 했고, 그래서 곤란하고, 그럴 수가 없었고~ 어쩌고 저쩌고' 식의 알맹이 없는 대화는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 뿐이다.


3. 문장을 최대한 짧게 끊어라


키워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말은 대체로 필요 없는 말이다.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하는 습관을 들이고, 10-15자 사이에서 한 문장을 끝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점차 간결하게 말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프로장황러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담백하고 간결한 사람으로 거듭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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