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짜증 내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경험이 있다면.
내가 주로 짜증 내는 상대는 누구인가?
"아 진짜 짜증 나!"
아무 의도 없이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하루 종일 마음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짜증 섞인 말투는 말의 내용보다 먼저 감정을 전달한다.
그 말이 꼭 큰 소리 거나 거친 단어가 아니더라도, 또한 짜증 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는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말끝에 묻어나는 날카로움, 억양의 무심함만으로도 상대는 상처를 받는다.
상대방이 참고 참다 상처를 받았음을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에야 우리는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말했나?”
“일부러 짜증 낸 건 아닌데…”
뒤늦게 깨닫고 돌아보는 순간에야, 이미 상대는 마음을 다치고야 말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우리는 짜증을 낼까?
짜증은 감정의 가장 겉표면이다. 첫 번째 이유는 억압된 마음이라 볼 수 있다.
대게 짜증의 뒷면에는 차마 말하지 못한 마음이 눌려 있다. 피곤함, 서운함, 조급함, 혹은 '알아줬으면' 하는 욕구.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반복해서 같은 실수를 할 때 “아, 왜 또 그래?!”라는 말이 튀어나오지만,
진짜 감정은 “나 혼자 계속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서운함일 수 있다. 짜증은 감정을 말로 풀지 못할 때 나오는 본능적인 방어인 것이다. 감정을 제대로 처리하고 표현하는데 미숙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말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상대방에게 짜증을 내더라도 상대가 자신을 버리거나 떠나지 못할 것이라는 오만이다. 직장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짜증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짜증을 낼 수 없다. 인사고과가 달려있으니.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께 짜증 좀 낸다고 자식인 나를 버리지는 못할 테니.
내가 짜증 좀 낸다고 이 사람이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무의식적 '갑'의 태도가 나에게 이미 촉촉하게 배인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오만함이 싸늘하게 식어버린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으니. 잃고 나서 후회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도 혹시 그러고 있진 않을까?
다음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당신은 짜증스러운 말투의 소유자이다. 체크해 보자.
1. 말을 시작할 때 한숨을 쉰다. (“하… 그러니까 말인데…”
2. 상대가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끊는다.
3. 말끝이 짧고 날카롭다. (“됐어.” “그냥 해.” “몰라.”)
4. 눈을 피하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5. 말하고 나면 분위기가 가라앉거나, 상대가 눈치를 본다.
말투는 결국 내 감정의 거울이다.
상대의 표정과 반응을 보면, 내가 어떤 톤으로 말했는지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상대가 내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면, 눈치 보게 만든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말투를 바꾼다는 건, 내 마음을 다시 말하는 연습이다.
짜증이 올라오려 할 때, 스스로에게 한 마디 물어본다.
“지금 내가 힘든 이유가 뭘까?” “정말 이 사람이 문제일까, 아니면 내가 예민한 상태일까?”
이 질문 하나가 말의 톤을 바꿔준다. 짜증은 대부분 피로하거나 억울할 때 올라오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를 짜증 나게 만든 것이 아니라는 걸 인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말로 내가 바라는 게 뭘까?”
상대에게 화를 내고 싶은 걸까, 아니면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걸까? 말하기 전에 한 번만 다시 생각해 보자.
- “왜 그렇게밖에 못 해?” (x)
- “내가 좀 지쳐서 예민하게 들렸을 수도 있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을까?”(o)
감정을 풀고 싶다면, 감정을 배설하며 던지기보다는 말로 풀어내야 한다.
“내가 예민할 수도 있어서 그런데…”
“조금 서운해서 이렇게 말하게 됐어.”
“이건 내 입장이긴 한데, 혹시 너는 어떻게 느꼈어?”
이런 말은 대화를 열어 준다. 말 앞에 쿠션 하나 얹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다.
마음을 담은 말에는 힘이 있다
우리는 누구나 때때로 짜증이 난다. 물론 완벽하게 부드럽고 따뜻한 말만 하며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말투를 조절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관계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짜증을 덜어내는 연습은, 내 감정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전달하는 연습이기도 하다.
그 시작은 아주 작다.
“왜?”를 “무슨 일 있었어?”로 바꾸는 것.
“됐어” 대신 “괜찮아, 다시 얘기해 볼래?”라고 말하는 것.
말투가 달라지면, 관계의 공기도 바뀐다.
말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남는 것, 그것이 바로 말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