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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모양처 Dec 31. 2024

명상하면서 깨달은 것들

나를 돌보게 해 준 도구

이 글은 현모양처 에세이.
'나를 지혜롭게 만들어준 순간들'에 들어갈 글입니다.



나는 명상을 오래 하지는 못한다.

명상 전문가도 아니다.

조금씩 명상이 좋아지고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명상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나눠보고 싶다.


명상 : 감을 명, 생각 상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거나 집중하는 것.



명상.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종교적인 느낌도 강했다. 거부감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명상을 짧게라도 해본 사람은 안다.

어색하고 쉽지 않다는 걸.


나는 작업창 수 십 개를 켜놓은 전원이 꺼지지 않는 노트북 같았다.

작업창을 여러 개 켜놓으니 작업 처리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전원을 끄지 않으니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피로가 점점 쌓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을 하면서 잘한 점.

하루 1분씩 아주 작게 시작했다는 거다.

하루 30분씩 하라고 했으면 나는 지속하지 못했을 거다.



명상하는 방법은 많다.

나는 호흡 명상을 주로 한다. 생각보다 간단하다.

'눈 감고 내 호흡에만 집중하면 된다'


해보면 안다. 이게 쉽지 않다는 걸.

눈 감고 호흡을 하는 순간 생각이 끊임없이 춤을 춘다.

'집에 불 껐나?'

'차 문 잠갔나?'

'왜 그때 그런 말 했을까?

'어떻게 돈을 더 벌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말했을까?'

생각은 멈추지 않고 친구들과 자식들을 데려온다.



명상은 생각을 멈추고 쉬기 위해 한다.

하지만 생각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 같다.

평소에도 생각을 원래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계속 명상을 반복하다 보면 깨닫는다.

'나는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구나'

'별의별 생각을 하면서 사는구나'


끊임없이 생각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생각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사람도 무시하면 반발심이 생겨서 삐뚤어지듯

생각도 또 다른 생각을 계속 낳는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되나? 그저 생각들을 받아주면 된다.


생각에서 다시 호흡으로 돌아온다.

내 호흡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 살펴보기만 하면 된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면 생각에서 호흡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눈을 뜨면 명료해진다. 짧은 시간만 해도 머리가 개운해진 느낌이 든다.

잠을 많이 자는 것보다 더 개운할 때도 많다.


명상을 하면서 크게 깨달은 것.

'나는 나를 잘 못 돌보는 사람이구나'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고, 닦달할 줄만 알았다.

채찍만 쳤지, 당근은 주지 않았다.

무언가 바쁘고 많은 걸 하지만, 내 안에 만족감은 없었다.

끊임없이 음식을 먹는데 음미하고 소화시킬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 몸과 마음이 금세 지쳤다.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시위를 했다.

미안했다. 나에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게.



행복하기 위해선 나를 만족시켜야 한다.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들어야 한다.

명상은 그런 나에게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아주 가끔 명상을 하는 게 아깝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내 안에 무언가로 채워야 한다는 습관이 올라온다.


 스스로에게 말한다.

'주먹을 펴야 새로운 것들을 쥘 수 있어. 힘 좀 풀어'

'잠깐 쉬어도 괜찮아. 그래야 더 멀리 오래갈 수 있어'

'무언가를 더 하지 않아도 이미 좋은 것들이 많아.

그것들을 느끼는데 시간을 쓰자'



왜 많은 사람들이 '명상해라, 명상해라' 하는지 이제야 조금 알겠다.

명상은 나에게 나를 돌보는 법을 알려주었다.

채움보다 비움이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었다.


당신도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1분만 눈 감고 호흡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은 그래도 된다. 선물 준다고 생각하고 해 보자.

그동안 달려오느라 수고 많았을 테니까.



당신에게 명상이 쉴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기를.

당신이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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