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은 육체적 질병을 불러온다.

영화, 레이

by 파랑S


“나는 음악을 통해 세상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영화 [레이]는 전설적인 뮤지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다.


표면적으로는 눈먼 천재 음악가의 성공담처럼 보이지만, 내가 본 지점은 그의 내면에 도사린 죄책감과 상처, 그리고 그것이 시력 상실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에 관한 부분이었다.



레이는 6살 어린 나이에, 동생이 고무 대야에서 허우적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모습을 단순한 장난으로 여겨 동생을 구하지 않고 지켜보았는데, 결국 동생 조지는 물에 빠져 죽고 만다. 영화에서는 이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그 사건은 레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동생이 물에 빠져 죽는 장면




장례식장에서의 어린 ‘레이’는 엄마의 절체절명의 슬픔을 지켜본다.




이후, 레이는 극심한 죄책감에 사로잡혔고, 9개월쯤 지나 시력을 상실한다.

이 대목에서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읽어온(?) [기적수업(A Course in Miracles)이 떠 올랐다. [기적수업]은 불교식 화법으로 예수의 메시지를 채널링 해 기록한 책. 모든 고통의 원인을 ‘죄책감’에서 찾는다.


우리 몸에 병이 생기는 이유도, 결국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함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곧 죄책감으로 인간의 무의식에 쌓인다.



기적수업에서는 사람은 죄책감에서 헤어나기 위해 스스로 다양한 형태의 불행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이 메시지를 받아 쓴 채널러가 특이하게도 미국의 심리학 교수라 그런지 심리학 용어가 책에 많이 나온다. (1965년 전후 메시지를 주신 그 '예수님'은 심리학 개론을 다수 읽으신 듯. -.-;;)



주로 정신적 고통(온갖 종류의 중독, 우울증. 무기력, 공황장애 등)을 동반하지만, 주인공 레이처럼 육체적 질병을 불러오기도 한다.



레이는 '시력의 상실'로 스스로를 단죄하면서 그의 무의식은 죄책감에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불행하다고 의식에서는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사실은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영혼은 죄책감에 눌려 스스로 고통(질병)을 불러온다니...,

나는 이 기적수업 관련 공부를 '시나브로' 하고 있지만 거의 30년 가까이 머릿속 한 구석에서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납득되지는 잘 안 된(는)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기적수업]의 중요한 핵심이다.
그런데 우연히, 영화 [레이]를 보다가 ‘용서’와 '죄책감'의 구도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흔히 병의 원인을 의학적 진단에서 찾지만, 실제로는 심리적 요인 또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적수업]의 전형적인 메세지가 영화, '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레이 찰스가 동생의 죽음을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았다면, 혹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시력을 잃지 않았을 거라 나는 생각한다. 너무 오컬트적인가.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나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힘의 논리를 믿는 편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마음을 타인의 시선에 비춰보는 것.”



그때 죄책감은 가장 혹독한 형벌이 되어 평생의 고통이 된다.


레이가 마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당시,
영화의 거의 마무리 지점에서 자신의 무관심으로 인해 죽었다고 믿고 있었던 동생 조지가 그의 환영에서 보였다.





" 형 잘못이 아냐."




이 부분에서는 칼 융의 자서전인 '꿈, 기억, 사상'에 나오는 대목이 떠올랐다. 융의 생애는 무의식과 대결하면서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이자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과정이라고 했다.



찰스 레이는 일생을 자신의 무의식에 놓인 죄책감을 붙들고 분투함으로써 (심리학용어로) '개성화 과정'을 통해 자아 통합의 과정을 이루어낸 위대한 뮤지션이다.
마약으로부터 벗어난 이후의 그의 일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영화 [레이]는 나에게 특별한 방식의 매우 영성적인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가 깊은 여 운으로 남는 이유는, 제이미 폭스가 [레이]를 연기하면서 그의 내면적 죄책감을 구현하고자 펼치는 처절한 고통의 연기가 '실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레이]는 나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의미에서,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