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눈여겨봐야 할 지원자의 보디랭귀지
오늘은 00 시청 임기제 채용 면접관으로 참여하였다. 오늘도 면접관이 갖춰야 할 역량 한 가지를 배웠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배울 것이 많아 좋다고 생각하니 젊게 사는 느낌이 들었다.
00 시청 4개 부문 채용 면접에서 3개 부문은 변호사 포함 네 분의 면접위원이 만장일치로 순조롭게 합격자를 정하였고 한 분야는 약간 이견이 있었으나 위원장님이 중재를 잘하여 원만하게 정리가 되었다. 결과론적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일정이었으나 내심 새로운 문제의식을 갖게 된 의미 있는 하루였다.
면접관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한 부문의 합격자 선정과정에서 옆 자리의 A 전문가께서 X라는 지원자에 대하여 필자와는 상반되는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였다. 내가 보기에는 지원자 X는 직무 관련 경험이 풍부하고 말투나 표정에서 진정성이 엿 보이는 느낌이어서 예비 합격자로 염두에 두었었다.
조심스럽게 X를 반대하는 이유를 여쭈어보니… X가 면접장에 들어오면서 출입문을 닫지 않고 입장하였고 그런 부주의한 지원자는 처음 봤다는 것이었다.
(속으로) 아니 문 닫는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라고 생각했지만… 평소에 친분이 있었던 A 면접관의 경력을 감안하고 추가 설명을 들으니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었고 이번 채용 직무(의료 관련)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수긍이 가는 상황이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면접관 A는 심리학을 전공(석사, 박사)하였고 2004년 5급 공무원 채용 시 외부 면접관을 처음 도입할 때부터 20년 가까이 면접관으로 활동하여 선발 관련 이론과 경력이 탁월하신 분이었다. 면접관 A에 따르면, 지원자 X는 면접 중에 시선 처리와 손동작도 불안하였고 입장할 때 문을 닫는 것에 소홀한 것을 볼 때 일처리가 깔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과거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도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고 평가하였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면접 평가 시 지원자들의 외형적인 태도나 자세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 면접 상황에서의 보디랭귀지와 태도 등에 대하여 추가 학습을 하였다. 면접관이 눈여겨봐야 할 지원자의 보디랭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면접관의 눈을 피하고 시선 처리가 부자연스럽다.
- 손을 움직이거나 자주 사용한다
- 멍하니 바닥이나 허공을 바라본다
- 말할 때 미간을 찌푸리거나 우울한 표정을 짓는다
- 얼굴에 자주 손이 간다 (땀을 닦거나 코를 만지거나 머리를 만지거나 쓸어 넘긴다)
- 자세가 바르지 않다(허리가 굽거나 삐딱하다)
- 다리를 벌리고 앉는다.
- 옷매무새를 반복적으로 가다듬는다.
- 침을 자주 삼키거나 ‘음’ 소리를 낸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말이나 말투가 아니라 비언어적 요소(93%)에 달려 있다는 것(메라비언의 법칙)은 익히 잘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지원자의 보디랭귀지는 크게 주의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였다.
앞으로 입사 지원자들 평가할 때 나의 성격이나 편견을 배재하고 지원자의 거짓 모습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지원자의 경험을 확인하며 주어진 시간에 몰입하여 직무와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지 끝까지 검증하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혹시, 폭탄 지원자가 아닌지도 의심하고 지원자에게 안 좋은 신호가 보이면 지원자의 '공손함'을 확인할 수 있는 과거 경험과 신경증적인 성격인지와 감정 표현을 잘하는지 등 정서적 안정성도 살펴보기로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