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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원 Jun 06. 2024

4화: 쉐도우와의 조우

지훈은 악의 정령들을 물리치고 공장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희미한 불빛 아래 드러난 공장 내부는 마치 거대한 짐승의 뱃속 같았다. 녹슨 철골 기둥들은 갈비뼈처럼 솟아 있었고, 낡은 기계들은 마치 내장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공장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했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훈은 매 순간 숨을 죽이고 주변을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공장 깊숙한 곳에는 거대한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문에는 붉은 빛으로 빛나는 해골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희미한 빛은 마치 악마의 눈처럼 지훈을 노려보는 듯했다. 지훈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 문을 밀어 열었다.

문이 열리자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공간 중앙에는 높은 단상이 있었고, 그 위에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등을 돌린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의 주변에는 어둠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지훈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남자가 바로 쉐도우라는 것을.


"드디어 왔군, 지훈."


쉐도우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은 깊은 어둠 속에 잠긴 듯 했다. 그의 입가에는 잔인한 미소가 걸려 있었고, 그 미소는 지훈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했다.


"쉐도우, 네놈이 채린이를 죽였지?"


지훈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손은 복수의 검을 꽉 쥐고 있었고, 검은 붉은 빛을 발하며 낮게 울렸다.


"그래, 내가 죽였다. 그 계집은 내 계획에 방해가 되었거든."


쉐도우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냉정했으며,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


"네놈은 악마다!"


지훈은 울부짖으며 쉐도우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몸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고, 복수의 검은 붉은 빛을 더욱 강렬하게 발산했다. 쉐도우는 지훈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비웃었다.


"겨우 그 정도 분노로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나?"


쉐도우는 손을 뻗어 어둠의 힘을 불러냈다. 공장 내부는 순식간에 어둠으로 뒤덮였고, 쉐도우의 모습은 그림자 속에 숨어버렸다. 지훈은 어둠 속에서 쉐도우의 기척을 느끼며 검을 휘둘렀지만, 쉐도우는 마치 유령처럼 그의 공격을 피해 다녔다.


"어둠 속에서는 내가 절대적인 지배자다. 너는 나를 이길 수 없어."


쉐도우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메아리쳤다. 지훈은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채린의 복수를 위해, 그리고 잠부딥바를 지키기 위해 그는 반드시 쉐도우를 쓰러뜨려야 했다.


"내가 널 쓰러뜨릴 것이다. 반드시."


지훈은 결연한 의지를 담아 빛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은 더욱 강렬한 빛을 발산하며 어둠을 몰아냈다. 빛과 어둠의 대결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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