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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원 Jun 05. 2024

3화: 어둠의 소굴, 폐허가 된 공장 지대

잠부딥바의 심장부, 아바타 시티. 화려한 네온사인과 거대한 홀로그램 광고판이 밤을 밝혔다. 하늘을 가르는 자동차들의 궤적은 빌딩 숲 사이로 별똥별처럼 쏟아졌고, 기괴한 형상의 상점들은 마치 꿈속 세계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 기묘한 아름다움을 뽐냈다.하지만 이 화려함 뒤에는 어둠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뒷골목 깊숙한 곳, 빛이 닿지 않는 음침한 곳에는 범죄와 음모가 꿈틀거렸다.


지훈은 뒷골목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깨진 유리 조각들이 흩어진 길 위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그의 눈빛은 매서웠고, 꽉 다문 입술은 그의 결의를 보여주었다. 허리춤에 찬 복수의 검은 희미한 붉은 빛을 발하며 그의 분노에 공명하듯 낮게 울렸다.


"제로, 쉐도우가 있는 곳까지 얼마나 남았지?"


지훈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그 속에는 끓어오르는 복수심이 담겨 있었다.


"약 500미터 앞입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합니다. 그곳은 악의 정령들이 쉐도우의 수하가 되어 지키고 있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제로의 목소리는 걱정스러웠다.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잠시 후, 지훈은 폐허가 된 공장 지대에 도착했다. 녹슨 철문은 괴기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며 삐걱거렸고, 주변에는 외부인의 접근을 막는 경고 표지판이 섬뜩하게 붙어 있었다. 낡고 부서진 건물들은 마치 오랫동안 버려진 유령의 집처럼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


지훈은 망설임 없이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기계 소리와 악의 정령들의 울음소리가 그의 심장을 더욱 빠르게 뛰게 했다. 그는 복수의 검을 꽉 쥐며 어둠 속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공장 내부는 더욱 음침했다. 녹슨 철골 구조물과 먼지 쌓인 파이프들이 마치 거대한 괴물의 뼈처럼 보였고,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붉은 눈빛은 악의 정령들의 존재를 알렸다. 공기 중에는 썩은 내와 피비린내가 뒤섞여 역겨운 냄새를 풍겼다. 지훈은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갔다.


"쉐도우, 네놈은 어디에 숨어 있는 거냐?"


지훈의 목소리는 어둠 속에서 메아리쳤다. 그의 외침은 잠부딥바의 밤을 깨웠고,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악의 존재들을 불러냈다. 붉은 눈빛들이 지훈을 향해 몰려들었고, 기괴한 형상의 악의 정령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네놈이 나를 찾는다고? 그렇다면 어디 한번 찾아봐라."


쉐도우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뱀의 혀처럼 미끄러지듯 움직였고, 지훈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쉐도우는 지훈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를 자신의 소굴로 유인한 것이다.


"내가 널 찾아내서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할 거다."


지훈은 복수의 검을 휘두르며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쉐도우의 모습만이 보였다. 복수의 불꽃은 더욱 거세게 타올랐고, 그의 검은 어둠을 밝히는 횃불처럼 빛났다.


"지훈, 네놈의 복수심은 널 파멸시킬 것이다."


쉐도우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하지만 지훈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복수심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있었고, 그의 검은 쉐도우를 향해 날아갔다.


두 남자의 운명은 잠부딥바의 어둠 속에서 교차했다. 복수와 대결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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