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 May 03. 2022

무엇이 없어지면 그만하게 될까?

직업인으로서의 키워드


이전 세대의 개발자로서 바라본 요즘 세대 개발자의 특징이나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은 이렇게 생각됩니다. 


    1. 자기 성장에 매우 관심이 있다. 

    2. 직장 업무는 반드시 성취감 있는 일을 하고 싶다. 

    3. 물경력은 싫다. 불경력을 가지고 싶다. 차근차근 알찬 커리어를 쌓고 싶다. 

    4. 연봉을 높이는 것에 매우 관심이 있다.

    5.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등의 일정 수준 이상의 명예를 가지고 싶다. 

    6. 커뮤니티나 네트워크 활동, 취미 활동 등으로 나의 영역을 넓히는 삶도 매우 중요하다. 


자기 계발이나 성장과 관련된, 스스로의 커리어나 직업에 대한 욕심도 많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면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질법한 7~10년 차 개발자들에게 좋은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단, 계획을 세울 때까지만. 


그들은 1번과 2번, 3번을 위해서 선배나 직장 상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에 따라 도와주려고 면담을 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나타나며 흐지부지 되거나 회사 내부의 현실적인 문제들로 작심삼일이 되어버리는 슬픈 현실입니다. 


8시간의 업무 시간을 완벽하게 집중해서 일정한 템포로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할 바에는 하루 일하는 시간의 20%는 반드시 업무 이외의 자기 계발에 사용해보라고도 이야기해줍니다. 그 20%가 1, 2년 후의 차이를 만들어 줄 거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럼에도 동일한 대답이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회사 업무가 너무 많아서 자기 계발 시간이 너무 없다고. 

노동력을 적게 제공하고 많은 대가를 가져가는 것은 모든 피고용인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라서 이해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 계발을 ‘왜’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면 이렇게 환경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자기 계발을 하는 이유는 결국 위에서 이야기했던 3번~5번을 이루기 위해서 일 것이기 때문이지요. 


(약간의 꼰대력을 담아서) 진짜 시간이 없는 건지 의지가 없는 건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것조차 그들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는 가까운 시일 안에(3~5년 안에) 반드시 직접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에 '아 그렇구나.' 하며 넘기게 됩니다. 




직장 생활이 아닌 조금 과거로 돌아가 보면, 중/고등학교에서 대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서도 좋은 직장/직업을 위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스펙을 쌓던 그 시기에도 똑같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것이 수업과 수험이라는 반강제였을 뿐이지만요. 


회사에서 상사가 무언가를 시켜주고 가르쳐주기를 바라는 습성은 여기에서 오게 됩니다. 학교에서처럼 반강제의 삶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강제로 하게 되면 반발심은 생길지언정 자기의 실력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가 새롭게 가지게 된 '자율성' 과의 대립입니다. 1~5번의 자기 계발을 통한 성장이나 부와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6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1~6번 모두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선택에 의하여할지 말지 결정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가 경험해온 대다수의 요즘 세대 개발자는 1~6번 모두 필수 코스와 업적으로 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자기가 이루고 싶어 하는 이상향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상황상 어쩔 수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이죠. 


위의 것이 모두 채워지지 않으면 마치 내가 잘못된 회사 생활을 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저런 삶을 영위하고 있는데 왜 나는 하지 못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상황이나 환경이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

모두가 다른 조건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하여 직장생활이나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거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에 개발자만큼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면 세상을 단기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는 다른 직업과 다르게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도 빠르게 실력을 늘려가고, 다른 사람을 따라갈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간접 경험을 직접 경험으로 바꿀 수 있는 레퍼런스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무언가를 이뤄내기 위해서 조금 더 명확한 목표의식이나 목적이 필요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지금 이것을 하고 있는가."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꿈이나 목표와는 조금 다른 그 무언가가 있는가에 대한 조금 더 깊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할 때입니다. 


자기 계발과 성장만이 내 인생의 정답인 것처럼, 누군가의 강의를 듣고 누군가의 행동을 따라 해야만 성공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요즘 세대 개발자들에게, 성공과 성장을 모두가 함께 외치는 이곳에서의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직업인으로서의 삶의 키워드가 아닐까 라는 이야기를 감히 해봅니다. 




저의 키워드는 ‘재미’입니다. '재미'가 없어지면 아마도 개발자라는 직업인의 삶을 그만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직장인으로서의 삶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작가의 이전글 개발자의 가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