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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타치는 사진가 Dec 14. 2021

액션 없는 액션 스릴러, 앙꼬 없는 찐빵인데 맛있어!

2021년 작, 더 길티(The Guilty)

89분의 러닝타임 내내 카메라는 경찰서 콜센터 건물을 벗어나지 않는다. 출연진도 10명이 채 안될뿐더러 그나마 목소리로만 등장하는 인물이 대부분. 주연인 제이크 질렌할이 거의 혼자 하드 캐리 하는 영화다. 


불필요한 총기 사용으로 재판을 앞둔 경찰이 할 일이란 게 마땅치 않다. 콜센터에서 신고 전화를 받는 것 말고는. 하필 LA 전역으로 산불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고 전화는 불이 나지만 전화로 해 줄 수 있는 조치는 별반 없다. 관계 기관으로 전화를 돌리는 것 말고는. 밀려드는 신고전화 사이로 걸려오는 기자의 전화, 재판을 앞둔 심경을 묻는 전화가 짜증을 돋운다. 별거 중인 아내와의 통화도 기분을 전환시키기는커녕 무력감만 가중시킨다. 


그러던 와중 걸려 온 한 여성의 전화, 현장 요원의 직감인 것일까? 상관과 동료 상담 경찰의 불평도 무시하고 이 사건의 해결에 매달리게 된다. 여성의 집을 살피는 동료 경찰의 활약과 달리는 차를 추적하는 상황이 모두 전화 통화로만 묘사된다. 하지만 통화를 통해 전달되는 상황은 마치 눈에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다. 


전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대화만으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대단하다. 잘 짜인 전개 위에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얹히면서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원작은 2018년에 개봉한 덴마크의 동명 영화라고 하는데 완성도는 이 쪽이 더 높다 하니 기회가 되면 보고 싶다. 


조여 오는 긴장감과 몇 개의 상황이 서로 얽히면서 전개되는 줄거리에 집중하다 보면 90분의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린다. 뒷부분의 반전과 이후 벌어지는 상황의 변화는 또 다른 감동이다. 다음 영화의 평점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제이크 질렌할을 좋아한다면, 잘 짜인 퍼즐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감상할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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