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by 돈끼호떡

늦은 저녁이면

언덕도 먹음직스럽다


신발은 다행히

밑창에 이가 자라서

물다 만 자국으로

거리는 뒤숭숭하니


주저 없이 걸으며

허기를 채워볼까

앞으로,

앞으로,

아빠와 손잡은 딸이

아이와 손잡은 아빠가

남편과 손잡은 아내의 그림자가

저 언덕 끝에서

언덕이 되어 내려오네

앞으로

나는 걸음을 멈춰라

맥박이 잠잠하도록

가방 손잡이를 놓치지 말고

저 웃음이 저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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