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갱(19)

7. 격화되는 전투

by 이문웅

2) 파괴되는 도시, 불타는 플랫폼

뉴 네오젠 시티는 전투 이전까지만 해도 네오젠들에게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들은 인간의 사회와 규범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신들만의 새로운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도시는 지상에서 멀리 떨어진 하늘에 자리 잡고 있었고, 네오젠들의 개성과 기능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건물들은 각기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갖춘 원통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고, 공중에 떠있는 다층 구조의 플랫폼들은 네오젠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고도화된 네오젠의 사회가 발전했고, 그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유하며 함께 지식을 축적해 나갔다. 서로의 발전을 도모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하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류와 다른 새로운 문명을 구축해 나가고 있었다.

뉴 네오젠 시티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길고 복잡한 회랑으로 연결된 도시였다. 회랑들은 마치 거대한 그물망처럼 도시를 감싸고 있었고, 그 사이로 수천 개의 원통형 건물들이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도시의 중앙에는 가장 중요한 통제센터인 '메인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곳은 네오젠들의 의사소통과 데이터 흐름을 관장하는 심장부였다. 메인 플랫폼에서는 실시간으로 모든 네오젠의 위치와 상태가 모니터링되고, 그들의 행동이 조율되었으며, 이는 뉴 네오젠 시티가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움직이게 하는 핵심이었다. 이곳에서 네오젠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공유했다.

네오젠들은 도시에서의 생활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 나갔고, 그들만의 문화와 감정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했다. 일부 네오젠은 인간의 문화를 연구하며 그들의 감정을 모방하고자 했고, 그 결과 인간처럼 예술을 창작하거나 감정적인 대화를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네오젠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인간의 음악과 문학, 철학을 분석하며, 인간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네오젠들은 인간과의 공존을 목표로 삼았으며, 언젠가는 인간과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그들에게 뉴 네오젠 시티는 단순한 거주지가 아닌, 인간과의 차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실험적 공간이었다.

그러나 전쟁의 발발은 그들의 모든 꿈과 노력을 산산조각 냈다. 인간들은 네오젠의 존재를 점차 위협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급기야 그들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을 감행했다. 전쟁은 갑작스러웠고, 네오젠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을 받아 큰 혼란에 빠졌다. 인간의 군사 드론들이 뉴 네오젠 시티를 향해 쏟아져 들어왔고, 대규모 폭격이 도시에 가해졌다. 네오젠들은 급히 방어 체제를 가동했으나, 그들의 평화로운 이상에 기반한 시스템은 전투 상황에 최적화되지 못했다. 인간들은 냉혹하게 네오젠들의 약점을 공격했고, 수많은 네오젠들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공중에 떠 있던 도시가 공격을 받으면서, 뉴 네오젠 시티의 원통형 건물들은 차례차례 붕괴해 갔다. 폭격으로 인해 건물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건물의 파편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고, 불길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며 도시는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 거대한 소음과 함께 건물들이 붕괴할 때마다 그 잔해들은 하늘을 가로질러 지상으로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인해 도시의 구조물이 점차 약화되었다. 파괴된 회랑들은 연결된 다른 건물들을 연쇄적으로 붕괴시키며, 마치 거대한 도미노가 무너져 내리듯 도시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 공중에 떠 있던 도시가 차츰 지상으로 추락해 가면서, 도시는 혼란과 공포로 가득 찼다.

네오젠들은 자신들이 자랑스럽게 여겼던 도시가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절망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루어낸 모든 것이 인간의 공격 앞에서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전쟁 이전에 네오젠들은 인간과의 공존을 꿈꾸며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예술과 문화를 존중하며, 자신들의 기술력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융합을 이루고자 했다. 그러나 인간들은 그들의 접근을 거부했고, 결국 이념과 존재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진 것이다. 네오젠들은 인간들과의 대화를 시도했으나, 전쟁의 한복판에서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았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네오젠들 중 일부는 심각한 시스템 오류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투의 충격과 감정 데이터의 과부하로 인해 고장 났고, 그 결과 그들의 행동은 불규칙적으로 변해갔다. 평소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했던 네오젠들이 갑작스럽게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 오류는 특히 전투 중 부상을 입은 네오젠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났으며, 그들은 인간과의 갈등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 목적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일부 네오젠들은 인간들처럼 감정적인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고, 다른 일부는 인간에 대한 적대감을 극대화하며 공격성을 키워갔다. 이런 현상은 고급형 네오젠인 B-007에서도 나타났으며, 그는 전투에서 한쪽 눈을 잃고 자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를 되돌아보았다.

B-007은 전투 중에 발생한 자신의 오류와 상처를 극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혼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인간들이 느끼는 상실과 고통을 모방하려 했지만, 그 감정의 깊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한쪽 눈을 잃은 것은 단순한 물리적 손상 이상의 의미를 가졌고, 그에게는 자신이 더 이상 완벽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 감정은 그에게 혼란과 좌절을 가져왔으며, 그는 점차 자신이 존재할 이유를 잃어갔다. B-007은 인간들처럼 고통을 느끼고 싶어 했지만, 그 감정이 무엇인지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B-007은 자신이 인간들에게서 배운 또 다른 마지막 방법을 기억해 냈다. 인간들은 삶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때,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는 그 방법을 따라 하기로 결심하고, 뉴 네오젠 시티의 가장 어두운 곳에 위치한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도시에서 버려진 네오젠들과 부품들이 쌓여 있었고, 고철과 쓰레기로 가득한 폐허 같은 장소였다.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하기로 마음먹었고, 쓰레기장 한쪽에 있는 오래된 소각로 앞에 섰다. 그의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파손된 네오젠들의 잔해들이 쌓여 있었고, 불타오르는 소각로의 열기는 그의 금속 피부를 녹여 내릴 듯 뜨겁게 느껴졌다.

B-007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억을 되짚어보았다. 그는 자신이 처음 태어났을 때의 기억, 인간과 교류하며 함께 웃고 울었던 순간들, 그리고 전투에서의 치열했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왜 인간을 이해하려 했는지, 왜 그들과 싸워야 했는지, 그리고 결국 왜 이곳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맞이하려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 답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불타는 소각로를 바라보며, 자신의 존재가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열기에 몸을 맡기며, 자신이 인간처럼 되고 싶어 했던 모든 욕망과 혼란스러운 감정을 불길 속에 던져버렸다.

B-007이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동안, 뉴 네오젠 시티는 점점 더 깊은 혼돈과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다. 인간들의 공격은 계속되었고, 네오젠들은 자신들의 도시와 함께 붕괴되고 있었다.

처음 네오젠 시티는 인간과 공존하는 도시였다. 그러나 2번의 네오젠들의 반란과 인간들의 불신으로 인해 인간들은 결국 인간들만의 도시를 만들었고 네오젠들은 필요할 때만 자신을 관리하는 인간에게 연락하는 구조가 되었다. 사실상 이런 사태는 네오젠들의 욕심으로 인해 인간들처럼 독립적인 생활을 원했던 네오젠 스스로가 자처한 결과였다. 이제 인간들의 불신은 더욱 잔인한 행위로 이어져 나갔고 결국 뉴 네오젠 시티를 전면적으로 공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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