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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논쟁 - AI 예술의 딜레마

2. 윤리적 문제: 데이터와 창작물의 소유권

by 이문웅


AI 기술이 예술 창작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면서, 데이터와 창작물의 소유권에 관한 윤리적 문제는 예술 산업과 법률, 사회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작품을 창작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데이터의 출처와 그 적법성에 대한 논의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생성한 예술 작품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하더라도, 그 작품이 형성되기까지의 데이터가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I의 학습 과정은 주로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 다양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AI는 이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작물을 생성한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가 원래의 창작자들의 동의를 받은 것인지, 또는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고 사용된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작가의 스타일을 학습하여 새로운 소설이나 시를 창작했다고 하더라도, 그 작가의 원작에 대한 저작권이 보호되는 상황에서는 AI가 무단으로 그 데이터를 사용했을 경우 저작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AI가 창작한 예술 작품이 기존의 작품과 유사한 특성을 보일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AI의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가 공정하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확인은 그 자체로도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가 공개된 것인지, 아니면 불법적으로 수집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란 어렵다.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학습하여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특성상, 인간의 감시나 검토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많은 경우 AI의 학습 데이터는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되며, 그 출처가 명확하지 않거나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예술 창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과 기술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또한, AI가 창작한 작품의 소유권 문제는 창작 과정에 대한 기계적 분석과 인간적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를 낳는다. AI가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히 인간 개발자의 설정과 알고리즘, 그리고 데이터 입력이다. 이에 따라, AI의 창작물이 개발자나 프로그래머의 지적 재산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개발자는 AI를 설계하고, 그 학습을 위한 데이터셋을 준비하며, 창작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AI가 생성한 작품이 인간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넘어설 수 없다는 입장이며, 따라서 개발자에게 소유권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AI가 생성한 창작물이 개발자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창작할 수 있도록 발전하는 점을 강조하며, AI의 창작물이 특정 개발자나 기업에 귀속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AI가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인간의 역할은 그저 초기 조건을 설정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일 수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창작물이 완성된 후에는 그 소유권이 AI를 활용하여 창작한 사용자나 작품의 소비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하여 음악을 만든 사람이 그 작품을 소유하고, 그것을 판매하거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이에 해당한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실제 창작의 주체는 그 AI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또한, AI가 만든 예술 작품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독점적으로 귀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 주장은 AI가 점차 공공의 자원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AI는 이제 개인이나 기업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아닌, 사회 전체의 기술로 발전해야 하며, 그 결과물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AI를 활용한 창작물은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와 공공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만약 AI의 창작물이 특정 기업에 의해 독점되거나, 상업적인 이익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불균형과 불공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AI 예술 창작물에 대한 소유권 문제는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의 이익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는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AI 기술이 사회적 자원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그 창작물은 어떻게 공유되고,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예술 산업과 법적 제도, 나아가 사회의 윤리적 가치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예술의 공공성, 창작물의 상업화, 그리고 그에 따른 법적 규제는 AI 예술을 둘러싼 주요한 윤리적 쟁점이 될 것이다.


결국, AI 예술의 데이터와 창작물의 소유권 문제는 기술적 발전과 법적, 윤리적 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창작의 주체가 누구인지, 창작물의 권리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를 넘어서, AI 기술이 사회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필요로 한다. 이는 앞으로 AI 예술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쟁점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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