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혁명은 언제나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지만, 권력은 그 이후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혁명의 순간을 기억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것은 혁명 이후의 시간이다. 왜냐하면 혁명은 권력을 무너뜨리는 사건이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새로운 권력이 어떻게 자리를 잡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평등이라는 약속이 어떻게 권력의 지속적인 정당성으로 변해 가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정치 체제에서 “평등”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권력을 유지하는 하나의 언어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혁명은 짧지만, 평등이라는 약속은 매우 오랫동안 정치의 중심에 남는다. 그리고 그 약속은 종종 수십 년 동안 권력을 정당화하는 구호로 작동한다. 바로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평등 약속의 50년 권좌”라는 표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정치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러시아 혁명 이후 등장한 체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7년에 발생한 Russian Revolution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 전체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거대한 약속이었다. 혁명을 이끌었던 Vladimir Lenin과 볼셰비키 지도자들은 노동자와 농민이 권력을 가지는 새로운 국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는 소수 자본가들이 다수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였고, 혁명은 바로 그 구조를 끝내기 위한 것이었다. 노동자들이 생산 수단의 주인이 되는 사회, 계급이 사라지는 사회, 그리고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그들이 약속한 미래였다.
이러한 약속은 당시 러시아 사회에서 엄청난 정치적 힘을 발휘했다. 전쟁과 빈곤, 사회적 혼란 속에서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삶의 방향처럼 들렸다. 혁명은 성공했고, 그 결과 새로운 국가가 탄생했다. 그것이 바로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국가의 정치 구조는 점점 더 독특한 형태를 띠기 시작한다. 공산당은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장악했고, 당 조직은 정치와 경제, 군대와 행정을 모두 통제하는 거대한 권력 기구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 권력 기구의 중심에 있는 지도부는 사회 전체를 통제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체제가 단순히 몇 년 동안 유지된 것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이다. 혁명 이후 소련의 정치 체제는 거의 반세기 이상 강력한 형태로 유지되었다. 그 과정에서 평등이라는 약속은 계속해서 정치적 정당성을 제공하는 언어로 사용되었다. 국가 선전과 교육, 정치 연설 속에서 평등은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체제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사회는 결코 완전히 평등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산당 지도부와 관료 집단은 일반 시민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당 간부들은 특별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고, 일반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병원과 휴양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평등을 약속했던 혁명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정치 엘리트를 만들어냈고, 그 엘리트들은 수십 년 동안 권력을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1949년 중국에서 일어난 혁명 역시 비슷한 구조를 보여준다. Mao Zedong이 이끌었던 혁명은 농민과 노동자의 평등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거대한 약속 속에서 등장했다. 혁명 이후 탄생한 People's Republic of China 역시 사회주의 국가를 선언하며 계급 없는 사회를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 역시 당 중심의 강력한 권력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중국 공산당은 국가 전체를 통제하는 조직이 되었고, 당 지도부는 정치와 경제의 핵심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
이 체제 역시 단기간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세기 이상 지속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정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평등이라는 약속은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혁명은 평등을 약속하며 시작되었고, 그 약속은 이후 수십 년 동안 권력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언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당 간부와 정치 엘리트가 일반 시민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구조가 점점 더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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