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였다. 정신없는 하루가 흐르고 마지막으로 일일 보고서에 날짜를 적다가 무심결에 3년을 되돌리고 말았다. 곧바로 백스페이스바를 누르고 지우려던 찰나였다.
'21년에 나는 괜찮았나?'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한 뒤 문을 닫고 나왔다. 이번에도 망했다. 한낱 모의 면접이었지만, 겨드랑이가 축축해질 만큼 긴장한 탓에 묻는 질문은 동문서답만 하고 나왔다. 실전은 오죽할까. 언제쯤 취업문턱을 넘길 수 있을지 따라오는 걱정에 틈도 없이 목을 조였던 넥타이를 풀었다. 그럼에도 들이쉬는 공기는 여전히 갑갑했다.
3년 후 따위를 생각할 겨늘은 없었음에 분명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나은 걸까. 입구와 출구가 분명한 터널이 아니라 결국 막혀버린 막장처럼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았던 과거는 적어둔 사직서의 잉크를 한층 더 바래지게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