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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책장 Apr 19. 2022

똑똑! 마음에 노크해요

<마음 버스> 김유 글, 소복이 그림, 천개의 바람

작년 2021년에 핫했던 핑크 표지의 ≪내 마음 ㅅㅅㅎ≫에 글자를 더해 내 마음을 표현했다면!

 올해는 없어진 글자 자리에 어울리는 글자를 넣어 무심했던 모두의 마음에 노크한다. 떨어지는 분홍빛 꽃잎처럼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 분홍빛 웃음으로 피어난다. 바로 천 개의 바람에서 나온 ≪마음 버스≫다. 색연필로 곱게 그린 마을버스의 정경이 따뜻한 그림책이다.



버스 운전사 곰 아저씨는 '마을버스'의  'ㄹ'이 사라지자 'ㄹ'을 대신할 것을 찾는다.  곰 아저씨는 그 자리에 작은 창문 틀을 붙였다. 이제 그냥 마을버스가 아니다. 많고 많은 마을버스 중 곰 아저씨가 마음을 낸 마음 버스다.

늘 같은 시간 같은 버스를 타는 사람들은 곰 아저씨의 인사에 반응하지 않는다. 각자가 창밖만 바라본다.

곰 아저씨는 운행 중 버스 앞으로 동물들이 지나가자 브레이크를 밟는다. 버스가 흔들리면서 버스 앞에 붙인 네모 창틀이 덜렁거린다. 창틀이 떨어질라 조심조심 느릿느릿 가는 곰 아저씨에게 사람들은 항의한다. 이에

아침에 사라진 'ㄹ'자 대신 네모 창틀로 'ㅁ'자를 붙여 마음 버스가 된 이야기를 해준다. 곰 아저씨의 따뜻한 글자 마법은 여기서 시작된다.


평소 대면 대면했을 사람들. 어제 같은 시간 본 사람이지만 아는 척하긴 뭣 좀 어색한 사이들의 입이 열렸다. 어제의 청년을 기억하고 안쓰러워하는 할아버지. 아이에게  손주 같다며 사탕 하나 쥐여주는 할머니. 금세 머쓱하게 창밖으로 향했던 사람들의 눈은 버스 안으로 미소와 함께 모아진다. 그야말로 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져 마음을 녹여주는 장소가 된다.



우리의 마음은 열쇠가 풀린 것도 모른 채 창밖으로만 눈알을 굴리는지도 모른다.

재활용함에서 찾은 창틀 하나로 활짝 열리는 것을 보면 마음을 열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똑똑! 누구 하나 노크만 하면 된다.  '곰 아저씨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글  가르칠 때 사용했던 곰(문) 카드가 생각나는 밤이다. '곰이 문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런 문장 기억 안 나나요?)  곰 아저씨는 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모임에서 지인이 예전에 살던 곳 경비 아저씨 이야기를 해주었다.  주민들이 버린 화분을 아파트 화단에 다시 심어 키웠다는 것이다. 경비 아저씨의 지나치지 않은 그 마음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화단을 지날 때마다 따뜻한 미소를 선물해 주었다. 그냥 재활용 스티커를 붙여서 버려질 화분에 마음을 내서 화단에 심은 경비 아저씨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


음... 마치며


'ㄹ'은 분실이 아니라 누군가 가져간 것이다. 음. 음. 책이니 가능한가요. 조금만 더 참신한 뭔가가 있었을 것 같은 생각.


아이랑 그다음 이야기

 ㅁ, ㅂ, ㅅ, o, ㅈ..... 없어지면 어떤 낱말을 만들려나? 아이는 'ㅂ'없어졌을 때 철제 옷걸이로 'ㅈ' 만들어 '마을 저스'가 되겠다고 한다. 뭐 막 하늘을 날아다니고, 날아가는 새도 맞히....아니 새들과 인사하고, 힘든 친구들 태워주고 이런 막 '마을 저스'가 돌아다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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