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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우 Jul 01. 2023

시작하는 마음, 시작(詩作)하는 마음

 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새로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마음은 백지에 시를 적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 근거는 몇 편의 졸작을 거듭하며 커져간 시작(詩作)에 대한 나의 두려움.


 하얀 백지의 공백이 건넨 망설임과 부담감과 두근거림과...

쓰면서도 내가 과연 잘 쓰고 있는지 수없이 되돌아보며 스스로 작아지는 마음들. 그 마음을 이고 지고 다음 행으로 다음 연으로 나아가는 문장들.


 어쩌면 무언가를 시작하는 일도 그런 마음들을 견디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가난한 시인의 얼굴이 눈부시게 어른거린다.

그들이 역시 시인이라면 세상에 어떤 문장을 남길지. 시는 노래라는데, 그들의 시작은 어떤 노래로 남을지.


 구태여 현실의 안정을 벗어나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애독자이자 애청자가 되어 그들의 시를, 노래를, 시와 노래로 남을 지금의 '시작'을 응원하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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