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걷다. 하늘을 보다.
서른 살의 5월
서른 살의 5월은 조금 더 숨이 가쁘다.
누가 쫓아내려는 것도 아닌데 (아직은?)
더 잘하고 싶고,
부족하지만 여유로운 척 숨기고 싶고.
는 것이 있다면, 이전보다
아주 조금은 더 현실적일 수 있는 것과
나 스스로를 정확히 직시하는 게 예전보다 조금은 쉽다는 정도라 할까.
음, 쓴소리는 여전히 쓰지만 그래도 귀는 열어두는 정도라면
나, 조금은 컸다할 수 있으려나.
자연을 걷는다는 것.
가끔 숨을 쉬고,
자연을 찾는다는 것.
잠시 숨 고르는 틈 속에서
널 만나면,
머리 속이 바쁜 내가
바쁜 걸 살짝이나마 내려놓듯이 -
숨을 쉬어가는 시간.
그건 어려운 게 아닌데,
그래.
가끔은,
종종은,
숨을 쉬자.
바람이 분다
조금 더 어린시절에 마주한 난
친구와 잠깐의 지하철 역사에서
이어폰을 끼고, 이소라 그녀의 바람이 분다. 를 들으며 이해 할 수 없지만, 이해한 척
단지 선율에, 목소리에, 가사에 감성에 젖곤 했는데
-
지금보다 조금 더 모르던 나의 그 시절.
(지금도 다 알지는 못하지만.)
하나 하나의 카테고리에 격분하고, 흔들렸던 내가
어느새인가 자라
지금은 일, 연애, 내가 걷는 길 다양한 것들을 동시에 바라보며
조금 크게 흔들리언정,
부러지지 않는 나 스스로를,
그렇게 쓰다듬어 주는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래, 흔들리지만 너 참 대견해.
내 마음 속, 아이세상.
순간의 멈추어진 놀이기구처럼.
어른들 마음 속 놀이공원은 기다리는 귀찮음이라는 껍데기 안에 시작을 언제나 기다린다.
조금은 부끄러울 수도,
또는 어린시절의 마냥 설렘보다
시간, 기회비용 등을 계산하겠지만.
급하게 어른이 된 척 하느라,
잊고지낸 내 안의 놀이기구와 내려놓음의 시간을 만나러, 찾아보아도 좋겠다.
어려운 것이 아닌데.
그냥, 해보자.
하면 하게 된다.
내가 걷는 길
GOD의 길이라는 노래가사에 보이듯,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걷는 길이 어디인지
아예 모르지는 않지만,
그 뒤까지 내다볼 수 있는 시력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잠시 쉬더라도, 자연을 걷고
아주 종종은 좋은 사람을 찾고, 만나고
놀이공원도 찾고.
그리하고 싶다.
그리 해야지.
그래, 잠시 숨을 만나자.
*
장소: 강원도 정선, 하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