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돈과 우리의 염원

금도끼, 은도끼 안 줄 거잖아요?

by 유주씨

너튜브를 보다 어쩌다 알고리즘에 의해 금전운 주파수라는 게 떴다. 뚜두두 하는 소리와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걸 듣고 있으면 금전운이 올라간다고? 반신반의하며 듣는데, 댓글들을 안 볼 수가 있나.



수 천명이 남긴 댓글에서 각자 금전문제에 대한 사연과 부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돈 문제로 힘들어했고 부가 생기면 걱정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부자가 아닌 나도 별 수 있나. 여기까지 왔으니 소원을 속으로 빌고 빌었다.



나도 처음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다가, 잘 생각해 보니 역시 안 될 것 같아서 살면서 거지꼴은 면하게 해 주시고 죽을 때는 덜 고생하고 죽게 해달라고 빌었다. 되도록 현실적인 소원이 더 잘 먹힐 것 같다는 계산 섞인 염원이었다. 이 정도면 들어주시겠지.



더 나아가 이런 소원이면 닿으려나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수많은 댓글의 간절한 사람들도 거지꼴 면하고 무던하게 살고 나도 그중에 하나로 껴달라고 소원해 보았다. 에이, 이 정도면 들어주시겠지.




금도끼 은도끼 전래동화가 떠오른다.

이 도끼가 너의 도끼냐?

아니면 이 도끼가 너의 도끼냐?


나라면,

금도끼 은도끼 안 줄 거면서 그만 약 올리시고 내 도끼나 돌려주세요라고 벌컥 화낼 것 같다.

나무 하러 가야 하니까 시간이나 뺏지 말라고.(ㅋㅋ)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관계 안에서 나를 돌아보면 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