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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짹짹 May 19. 2023

불안을 이기고, 나를 달래는 방법

드디어 상담을 받게 되다니 - 3


휴직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휴직이 되면 또 되는 대로, 걱정거리를 안고 사는 요즘이다. 걱정 좀 안 하고 살고 싶건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선생님 :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나 : 아직 휴직 결정이 나지 않아서, 그래서 걱정되기도 하고. 휴직이 된다면, 혼자 밥 먹고, 혼자 공부하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이 혼자 지내야 할 텐데 우울할까 봐 그것대로 또 걱정돼요.

선생님 : 사람이 언제 불안할 것 같아요? 사람은 불확실할 때 불안해해요.


-


걱정은 늘 미래를 향해있다. 미래에 생길 수 있는 가정의 상황이 나에게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줄 것만 같아 두려운 것이다. 내 생각들의 시점을 살펴보면, 70%가 미래, 20%가 현재, 10%가 과거쯤 될 것 같다. 지독히도 미래지향적이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불확실하면 불안해진다. 걱정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생님 : 나 자신을 설득해야 해요. 휴직을 했을 때의 상황을 떠올려보고, 지금의 생각을 돌릴 수 있는 말을 찾아봐요.

나 : "길어봐야 1년이잖아. 1년 길다면 길지만, 앞으로의 인생을 비춰봤을 때 그리 긴 시간도 아닐 거야. 1년 까짓것 할 수 있어."

선생님 : 제가 덧붙여 볼게요. "내가 선택한 고통이잖아. 고통스럽겠지, 하지만 견딜 수 있어. 안 될 이유가 없잖아. 석사 때도 한 번 해봤잖아. 고통스럽겠지. 힘들겠지. 하지만 그 과정 또한 즐거울 날이 올 거야."

나 : 제가 석사 때 스스로에게 되레었던 말이네요. "내가 선택한 길이잖아. 내가 책임지고 내가 할 일이야. 내가 선택했으니까!"

선생님 : 설득이 됐나요? 자기 자신이 납득이 갔나요? 설득이 진심으로 됐다면, 불안한 마음도 덜하게 될 거예요.


-


생각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쫓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럴 때면, 나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 그 근원을 찾고, 대안책을 스스로 제시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지금 무슨 감정이 들어? 무슨 생각해?", "왜 기분이 나쁜 거야?", "기분 나쁜 감정을 추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모든 과정을 말이나 글로 워딩으로 하는 게 좋다. 기분이 나쁠 때, 어떤 감정인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게 첫 단계다.


나 1 : 왜 기분이 안 좋지?

나 2 : 모르겠어. 오늘 정말 별로야.

나 1 : 왜 별론데?

나 2 : ㅇㅇ이가 나한테 기분 나쁜 농담을 하는 거야. 근데 거기다 대고 ㅁㅁ이가 엄청 웃으면서, 거기에 말을 얹어서. 정말 기분 나빴어.

나 1 : 친구들이 지나친 농담을 해서 짜증도 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기 까지 했겠구나

나 2 : 그런 것 같아.

나 1 : 친구들이 나를 싫어한다거나, 나에게 악감정이 있는 것 같아?

나 2 : 그렇진 않아. 아마 농담이 지나치게 나온 거겠지.

나 1 : 맞아, 날 싫어해서가 아니라.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다 보니 과하게 말해버린 거겠지?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

나 2 : 그렇긴 해.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기분 나쁘다고 분명히 말해야겠어.



-


나에 기분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친구와 가족에게 하듯 나 자신을 정성스레 아끼는 것. 이것이 세상을 나 자신을 아끼는 토대가 된단다.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이 들 때, 특히나 그럴 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친구가 힘들 때 곁에 있어주는 것처럼, 내가 힘들 때 나를 찾고 내 곁에서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그것이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멀어지는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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