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나 Jun 05. 2021

동료를 찾아서 (6) 김박은경 편

시인이자 작가, 글로 먹고 사는 프리랜서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김박은경입니다. 시를 쓰고, 글을 쓰고, 마음이 쓰이는 곳에 시간을 쓰면서 살고 있어요.

 

대학에선 문헌정보학과 국문학(부전공)을 전공했어요. 그다음에는 패션스쿨(머천다이징)을, 그다음에는 산미대학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다음에는 국문학을 다시 전공했고요. 패션 업종에서 10년 넘게 근무했고요. 결혼과 임신과 육아로 휴직하던 차에 등단을 하게 되었어요. (인터뷰어: 짝짝짝!)

지금은 프리랜서 일과 아르바이트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재미없고 산만하고 충동적인 이력입니다. 돈은 안 되고 애쓰는 일만 한다고 아버지가 뭐라 하십니다.)       


2.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프리랜서’이다.      

“글이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 프리랜서입니다. 글이 필요하시면 뭐든 연락 주세요!      

프리랜서 일에 시인으로 쓰는 글도 포함시킬게요. (시인이 직업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직업이라면 돈을 버는 일이어야 할 텐데 고료는 거의가 미약하거든요.) 비정기 간행물을 기획하고, 해당 원고를 쓰고, 기획 원고 속의 대필도 하고요. 자서전 대필과 윤필도 했(었)어요.      


3. 나는 ‘무엇으로’ 먹고살고 있다.

입금 내역을 보니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고료가 있고, 주급으로 들어오는 것이 있고, 월급으로 들어오는 것이 있네요. 횟수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티끌 보아 중산층’의 자세로 살고 있습니다.      


시인으로 청탁을 받는 원고는 시도 있고, 산문도 있고, 기획 원고도 있습니다. 시는 청탁이 오면 새로 쓰기도 하고, 뭔가 이거다 싶을 때 써두기도 하고요. 산문의 경우는 주어지는 주제에 맞추어 쓰고요. 시인이 쓰는 산문은 문예지의 기획 의도에 따라 다양합니다.      


프리랜서로 하는 일 역시 의뢰 주시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려고 하는데요. 했던 일로 말씀드리자면 정부 부처의 비정기 간행물이 제일 많았고요. 특정 업계의 비정기 간행물도 있고, 야구단 팬북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저를 작가로 불러주시는 회사의 의도를 파악하고 기획을 하고 세부 목차를 정하고 샘플 원고를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수주가 확정되면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됩니다. 취재를 하러 다니고 사진을 찍고 원고를 쓰고 등장인물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필 작업도 하고 단행본이 완성되면 의뢰인의 오케이 사인을 받고 교정을 수없이 보고 최종본이 탄생하는 식이지요.      


프리랜서로 하던 자서전 대필의 경우도 대략적으로는 비슷합니다. 의뢰인에게 질문지를 발송하고 여러 차례 만나서 녹취를 하면서 원고를 씁니다. 완성되면 의뢰인의 오케이를 먼저 받고 출판사와 피드백을 하면서 세부적인 부분을 손 보고 교정을 보고 책이 탄생하게 되지요.

(자서전을 의뢰하시는 분들은 보통 목적이 있으니까요. 스스로를 거울처럼 반영하는 글은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원하는 부분은 크게, 원치 않는 부분은 작게, 더욱 원치 않는 부분은 지워야 할 때도 있어요.)      


4. 내가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일은 ‘이것’이고 하기 싫은데 하고 있는 일은 ‘이것’이다.      

하고 싶은데 못 하고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길고 충분한 나만의 시간이 부족합니다. 제 글을 쓸 시간이랄까, 책을 읽을 시간이 항상 부족합니다. 뭔가 집중해서 풀어나가다가 다시 감고 다시 풀어나가다가 엉키고 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럴 때 좀 예민해집니다.      


둘째는 저만의 작업 공간이요. 나뭇결이 선명한 책상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상 옆에는 녹색 독서 의자도 놓고요. 커다란 토분에 몬스테라도 모셔오고요. 창밖을 향하는 곳이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두고는 카페를 전전하며 작업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긴 하네요.

  

하기 싫은데 하던 일은 자서전 대필이요.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어요. 숨이 긴 글 연습도 되고, 남의 인생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입은 있지만 말은 못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풀어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그 사람의 시간의 더미 속으로 들어가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눈과 입이 되어주자,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내 마음도 잘 모르면서 남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요. 모든 대필은 윤필에 불과한 것 같아요. 아니, 쓰기로는 대필보다 윤필이 낫다 싶어요. 본인이 원치 않는 진실을 꺼내기란 힘이 들어요. 꺼낸다고 해도 드러낼 수가 없으니 하나마나한 일이 되고요. 결국 쓰나 마나 한 글이 아닌가 싶은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밤을 새워서 글을 고치면서 제 자신이 피폐해지더라고요. 이제 그쪽 일은 접었어요.

  

지금은 싫은데 하고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프리랜서 일도 아르바이트 일도 정사원으로 함께 하자는 말씀이 있었는데 하지 않았거든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답답해서요. 정사원으로 일하면 최선을 다하지 않으려고 해도 최선을 다하게 되잖아요.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다 쏟아버리게 될 텐데 그러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이 없어지니까요. 반면 아르바이트는 어느 정도의 최선은 아낄 수가 있어요. 정신적으로는 프리랜서 만세, 시간적으로는 아르바이트 만세입니다.    

   

방금 제가 ‘별로’ 없다고 했잖아요. 그건 약간 있다는 뜻이지요. 하하, 저는 살림하는 게 ‘좀’ 싫어요. 반짝반짝 빛이 나게 집을 청소하고, 근사한 냄비에 솥 밥을 하고,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하고, 아름답게 플레이팅을 하고, 식탁에 꽃도 좀 꽂고, 정성스럽게 상을 차려서 먹는 과정들이 제겐 그저 힘든 노동 같아요.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이고, 모두가 맛있게 먹는 걸 보는 건 분명한 행복감인데 말이지요.

   

생각해 보세요. 서른에 결혼을 한다, 일흔 살까지(그보다 길게 될 것 같은데) 밥을 하루 두 번 한다 쳐요. 그러면 365 × 2 × 40 = 29,200번이 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이유식도 먹이고, 어느 휴일은 하루 종일 밥을 하기도 하고, 물론 하루 종일 사 먹는 날도 있겠지만요. 그런 게 사는 즐거움이고 고마움이고 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로서는 그냥 아이구, 한숨이 나와요. 그래도 일말의 반성을 담아 ‘좀’ 싫다고 말하고 있어요.       

비혼주의자였던 제가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봅니다. 노동의 분량은 줄어들었겠지만 엉망진창으로 살았을 것 같아요. 버릴 거 제대로 안 버리고, 먹을 건 아무 거나 먹으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망치고 삶의 무게중심을 놓쳤을 것 같아요. 건강을 위해 결혼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하기 싫은 일상의 반복되는 일들이 오히려 삶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는 거죠.


며칠 전 출근하는데 출입구 앞에 선 한 남자가요. 체온측정기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멀리 대고 왔다 갔다 해보는데도 체온 측정이 안 되니 ‘나 사람이 아닌가 봐, 나 사람 아니었나?’ 중얼거려요. 바로 뒤에서 웃음을 숨기려고 얼굴을 돌리며 생각했지요. 온기가 없으면 사람 아닌 거 맞다, 하고요. 산다는 건 하기에 좋아서 와락 껴안는 것도 있지만, 하기 싫어서 이리저리 내빼다가 부대끼며 겨우겨우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 밀쳐내고 당겨오는 과정에서 온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좋은 것과 싫은 것이 함께 있어서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일상이 완성된다고나 할까요.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또 뭘 만들어야 하나요. 폭우에 강풍이니 따뜻한 잔치국수가 좋겠네요.


5. 내가 했던 가장 뿌듯한 작업은 ‘이것’이다.      

제가 인천에 사는데요. 문예지 기획 원고로 이 지역 관련 글을 쓰고 있어요. 차이나타운에서부터 시작해서 연안부두와 월미도까지 썼는데요. 요번에는 부평을 쓸까, 송도를 쓸까, 강화도를 쓸까, 교동도를 쓸까, 더 좋은 장소가 어딜까 고민이 즐거워서 장소 선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디든 의미가 덜한 곳은 없겠지만 인천의 곳곳에 남아있는 식민지 시대의 흔적과 전쟁의 상처들이 선연해서요. 1920년대를 중심으로 시대의 아픔을 토로한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찾아보고 있는데요. 교과서에서만 보고 느끼던 오래된 문학작품들도, 해당 장소가 등장하는 현대의 문학작품들도 실감 나게 다가오더라고요.      


김영하의 소설 『검은 꽃』은 제물포, 오정희의 소설 『유년의 뜰』은 차이나타운, 김소월의 시 『밤』은 제물포(‘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로와요’ 이렇게 시작하는 시 아시지요?), 이상의 소설 『지주회시』 에는 인천-경인 열차-월미도가 등장합니다.      


시간이란 ‘색(色)’이 아닐까요. 오래된 사진들은 흑백이잖아요. 그것을 칼라사진으로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 지금 여기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반대로 지금 여기의 시공간도 흑백으로 찍고 바라보면 아주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잖아요. 색이야말로 숨이고 생이고 삶이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생각나네요. 쓰쿠루의 고등학교 때 친구들에게는 빨강, 파랑, 하양, 검정 같은 색채가 있었지만 주인공에게만 색채가 없었다고요. 강한 색채가 없어서 소외감을 느꼈지만 오히려 모두를 모이게 하고 돋보이게 했을 텐데요.        


이 거리, 이 하늘, 이 공기, 이 햇살이 가득한 이 공간 속에 시간을 초월한 사람들이 함께 걸어가는 환영을 봅니다. 카메라 조리개를 열어 놓고 촬영한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또 다 사라지겠지요. 그러다가 건물도 사라지고 자동차도 사라지고 나무와 꽃과 풀들만 가득히 자라고 있겠지요. 김아타의 사진 작품 <온-에어> 처럼요.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흐르면 찍는 자도 카메라도 바라보는 자도 사라지고... 아득해집니다. 그런 매력으로 인천 글의 시리즈 청탁이 끝나면 개인적으로 이어서 하려고요. 작은 장소와 작은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천 관련 글 중 일부는 제 브런치에 <인천 곳곳 휘휘>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6. 내가 가장 억지로 했던 일은 ‘이것’이다.      

기획료를 받지 못해서 여러 차례 독촉했던 일이요. 한 가지 프로젝트에 소소한 다른 일을 공짜로 해주기를 바라기도 하고요. 그 인연으로 자제분의 무슨무슨 자소서를 봐달라는 부탁도 받아 보았어요. 돈을 주는 사람은 그걸 엄청 큰 덩어리로 생각하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피땀 눈물의 대가라서 고작 이거 받으려고 그 많은 일을 했나 싶잖아요. 갑의 입장에서는 큰돈을 받고 요것도 못 해주냐고 하니 어이가 없더라고요. 결과요? 기획료는 반드시 받았고요. 자소서는 봐주지 않았습니다. 보기보다 야박하다고 뒷말이 무성하더라고요. 악습은 애초에 만들지 말아야 해요.      

 

7. 프리랜서로 벌고 싶은 최소한의 돈은 ‘얼마’이다.      

연봉 3,000 정도요. 물론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요.    

  

8. 프리랜서로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다.      

이 글 시작하면서 맥주 한 캔 했어요. 이게 바로 프리랜서의 맛 아닐까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시간에 하고 싶은 장소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거요. 한 마디로 “자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하면 더 하고 힘들면 접어둘 수 있으니까요. 물론 마감을 지켜야 하지만  그것도 조금은 조정할 수 있으니까요.      

또 좋은 점은 (제가 산책 광인데요.) 산책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르바이트를 갈 때도 출근 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 일찍 가요. 교통편도 버스도 타고 전철도 타고 일찍 내리거나 늦게 내리기도 하고. 아는 장소도 다시 보면 새롭고 새로운 장소는 더욱 새롭고요. 사는 맛이 나요.     

또 좋은 점은 (제가 버스 광인데요.) 버스를 길게 타고 오고 가면서 졸기도 하고,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뭘 끄적거리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영화 한 편을 찍을 때도 있고, 그냥 멍 때릴 때도 있어요. 그게 그렇게 즐겁습니다. 취재 차 멀리 갈 때도 멀면 멀수록 좋은 것 같아요.     

  


9. 프리랜서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이것’이다.      

인간관계요. 내향적인 편이라서 그게 힘들어요. 사람 만나는 게 어렵고, 만나서 말 트는 것도 어렵고, 마음을 나누는 것은 더 어려워요. 한 번 보고 말 사람들도 있고 계속 봐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느리고 서투른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고 보니 인간관계가 어려운 게 아니고 제 성격이 어려운 셈이네요. 이 부분은 조금씩 괜찮아집니다. 마음을 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 성격을 미리 말을 해서 이해를 구하곤 하니까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청해주신 지나 님에게도 미리 말씀을 드렸지요.  

   

통하는 사람과는 어떻게든 통하게 된다고, 미약하고 흐릿한 방식으로라도 열려 이어지게 된다고 믿게 되었어요. 말로 못하는 이야기는 글로 하면 되니까요. 오늘처럼 이렇게 알코올의 힘을 빌려서 하는 것도 좋고요.      

MBTI를 해보면 저는 INFJ-T가 나와요. 맞는 부분도 있고 으잉, 하게 되는 부분도 있는데요. 통찰력과 허당미, 소통을 갈망한다는 점,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기는 점, 모든 사람에게 다정다감하다는 것, 가족에게도 선이 있다는 점, 풍부한 상상력, 감정을 드러내지 않음,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면을 쓴다, 생각이 너무 많다, 낯을 가린다, 나서는 것 싫어한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꼭 필요, 묻어둔 질문이 많음, 번아웃에 취약, 뭐 이런 것들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예전에는 내가 대체 왜 이러지, 했는데 이제는 연구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아아, 이래서 이러는구나, 하게 되었어요. 남들에 대해 생각하고 애쓰는 만큼 스스로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애쓰고 애정과 정성을 갖고 대해주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프리랜서로 살게 되면 혼자 싸워나갈 일들이 많으니까요. 함께 읏쌰읏쌰 할 수 있는 동지들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으로도 좋고 오프라인으로도 좋고 그런 사람들이 곁에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아요.  


10. 다른 프리랜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첫째, 자신만의 타임테이블이요. 거기에는 규칙적인 기상과 취침과 산책과 운동이 꼭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둘째, 독서와 기록과 글쓰기요.

셋째, 허락과 낙관이요. 자기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넷째, 인간관계요. 그냥 인간 말고 내 편인 인간관계가 꼭 필요합니다. 기댈 구석, 믿을 구석이 되니까요.      


여기서 둘째 항목의 글쓰기를 특히 강조하고 싶어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잘하고 싶어서요. 얼마 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게 엄청 재미가 있어요. 시인으로서의 제 자신과는 또 다른 것들을 풀어낼 수 있더라고요. 쓰면서 정리가 되고, 확실해지고, 풀어지는 부분이 있어요. 일기를 쓰시는 분들도 있고,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어디로든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게 쌓이면 기록이 되겠지요. 그것을 시기별로 혹은 주제별로 정리하면 자료가 되고요. 그걸 혼자서만 갖고 있지 말고 공개해주시기 바라요.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아도 되겠구나, 혼자 가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아요. 그런 방식으로 ‘나’를 브랜딩 할 수 있고요.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올 수도 있고요. 책이 아닌 또 다른 채널로 사람들과 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1. 10년 후의 나는 ‘이것’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모르겠어요. 그냥 열어두고 싶어요. 하지만 읽고 쓰는 일은 언제 어디서든, 어떻게든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좋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12. 추신                                        

세스 고딘은 『린치 핀』에서 기업가 브리 페티스의 “일을 끝내기 위한 컬트 의식”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프리랜서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소개합니다.   

   

1 어떤 일을 하든 일을 완성하는 과정에는 세 가지 상태가 있다. 알지 못하는 상태, 실천하는 상태, 완수하는 상태.

2. 어떤 것도 미완성일 뿐이라는 점을 인정하라. 그러면 일을 끝마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일을 수정하는 단계는 없다.

4.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과,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척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잘 아는 척하고 행동하라.

5. 지체하는 습관을 버려라. 어떤 아이디어를 완수하는 데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면 그냥 포기하라.

6. 일을 마치는 것의 핵심은 일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7. 일단 완수하고 나면 던져버려도 된다.

8. 완벽주의를 조롱하라. 그것은 지루할 뿐만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9.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일을 제대로 하면 자연스럽게 올바른 사람이 된다.

10. 실패도 일을 해낸 것으로 간주하라. 그러니 실수를 하라.

11. 파괴도 일을 해내는 것의 일종이다.

12.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인터넷에 올려 사람들에게 퍼트려라. 인터넷은 자신의 일을 완수하는 것을 도와주는 유령과 같다.  

13. 일을 해내는 것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엔진이 된다.         



이 인터뷰는 프리랜서 매거진 <프리낫프리>에서 본 인터뷰에서 영감을 받아 제 주위의 프리랜서들을 인터뷰하기로 한 연재입니다. 앞으로 많은 프리랜서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각자의 프리랜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모든 글을 쓰려하며 언제까지고 쓰고 싶어 하는 시인이자 프리랜서이자 아르바이트생인 김박은경 님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저는 읽으면서 인터뷰가 아닌 깊은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프리랜서로 살면서 어떻게 나 자신을 챙기면 좋을지 배우기도 했네요. 프리랜서들은 다 비슷하게 사는 것 같지만 다 다르게 살아갑니다. 그래서 '프리'한 우리들일까요? 다음의 프리함도 기대해주세요.


김박은경 님의 인스타그램: Instagram.com/featherleather.k

브런치 : http://brunch.co.kr/@dauville 


매거진의 이전글 동료를 찾아서 (5) : 프리랜서 앤디 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