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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May 29. 2021

동료를 찾아서 (4) 노혜지(구구) 편

본업은 있지만 프리랜서, 커뮤니티 들불의 대표, 기획자


1. 자기소개
직장에서는 본캐 노혜지로, 회사 밖에서는 부캐 구구로 자신을 소개하는 다능인*입니다.

현재는 사회혁신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기획자로서의 롤과 사이드 프로젝트 ‘들불’을 운영하는 독서 모임장으로서의 롤을 함께 소화 중이에요. 최근에는 ‘들불’이 찾은 훌륭한 여성 동료들과 함께 다양한 협업의 장을 꾸리고 있으며, 그 외에 간단한 디자인 작업 및 독서모임 운영 자문 등의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 다능인이라는 말은 에밀리 와프닉의 책, <모든 것이 되는 법>에서 발견한 단어입니다. 스스로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되어 얼마 전부터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 “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하나의 직업만을 결정하고 가져야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2.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프리랜서이다.
여성 독서 커뮤니티 들불을 기획 및 운영하고 있으며, SNS 템플릿 디자인 작업, 독서모임 운영 자문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3. 나는 '무엇으로먹고살고 있다.


처음에는 프리랜서 형태의 본업이 주 수입원이었지만 최근 이것이 근로자가 되어 제가 *'진짜 프리랜서'인가 고민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구님은 누구보다 프리랜서로서 오래 일한 사람으로 인터뷰어가 특별히 인터뷰를 요청드렸습니다.)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 운영에 필요한 도서 구입 및 기타 운영 비용 전반은 모임 구성원의 참여비로 갈음하고 있습니다.


 4. 내가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일은 '이것'이고 하기 싫은데 하고 있는 일은 '이것'이다.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일은 국가 공모사업 지원, 독서모임 운영 공간 마련하기입니다. 

하기 싫은데 하고 있는 일은 현재는 없습니다. 모든 일을 즐거울 수 있는 선까지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5. 내가 했던 가장 뿌듯한 작업은 '이것'이다.
*
Don’t be afraid(이하 돈비프) 프로그램 운영이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습니다. 모임을 운영하는 동안 제 자신도 크게 성장했고, 모임 참여자들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어 무척 뿌듯했어요.


*돈비프 프로그램은 여자들의 돈타령 프로젝트입니다. 경제 서적을 읽고 함께 공부하며 다양한 경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본주의가 여성을 착취해온 무구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돈 이야기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부수고 돈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


 6. 프리랜서로 살려면 '이것'  해야 한다.

기록. 

특히 저처럼 여러 가지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분들께 기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아요. 


업무의 맥락(진행 및 마감 일정 확인, 업무의 목적 등)을 파악하는 일에서부터 클라이언트의 요청 사항,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을 기록하는 일은 물론이고, 어떤 과정에서 내가 특히 어려움을 겪는지, 내가 이 일을 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지, 이 업무를 통해 돈 이외에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등 나를 알아가고 발전시키는 과정도 모두 기록으로 남겨요. 이외에도 저는 남들이 보면 정말 자잘하다고 느낄만한 것들까지 전부 기록으로 남기는 편인데요. 일주일 중 어떤 요일에 가장 업무가 안 되는지, 어떤 시간대에 집중도가 높은지 등도 전부 기록으로 남기고 통계화해서 가장 효율적인 업무 스케쥴링을 하려고 노력해요.


*독서모임장의 책 읽기 : 기록 편
 https://brunch.co.kr/@fromgoogoo/16


 7. 내가 가장 억지로 했던 일은 '이것'이다.
외주비를 독촉했던 일.


약속한 기한 내에 급여를 보내주지 않아서 독촉 전화를 해야 했고 그마저도 연락이 닿지 않아 메일을 써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땐 계약서 쓰는 법도 잘 몰랐고, 주변에 프리랜서 동료가 많지 않아서 조언 구할 곳도 없었거든요. 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괴로웠지만, 기댈 곳이 없다는 일종의 고립감이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8. 프리랜서로 벌고 싶은 최소한의 돈은 '얼마'이다.
연 3천5백만 원.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던 금액이 연간 500파운드였는데요, 이 돈을 현재의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3천3백만 원 정도가 된다고 해요. 최소한 이 정도의 급여는 보장되어야 생활이 가능할 것 같아요.


 9. 프리랜서로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이것'이다.
저는 본업을 병행하고 있어서 프리랜서만의 고유한 장점이라기보단 본업과 비교했을 때 좋은 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게 회사 밖 업무의 최고 장점은 제가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본업의 경우, 제가 내세우고 싶은 가치보다 회사의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내게 맞지 않는 업무 체계 등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외주의 경우에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고, 또 제 가치체계와 부합하는 업무를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본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사치스러운 선택인 것 같기도 해요. 만약 제게 프리랜서 수입이 전부였다면 어느 정도 타협을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10. 프리랜서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이것'이다.
제 일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고 후려치려는 사람들에게 대응하는 일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그냥’ 해달라는 제안 메일을 받을 때 기운이 완전히 빠져버립니다. 퇴근 후 업무 메일을 확인하려면 정말 엄청난 정신력을 발휘해야 하거든요(ㅋㅋ) 그런데 그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써가면서 확인한 메일이 ‘그거 별 거 아니잖아. 그냥 해줘’의 내용일 때, 또는 제 견적서를 보고 ‘이 금액은 말도 안 돼. 나를 납득시켜봐. 아니면 그냥 내가 주는 금액에 맞춰서 해줘’의 내용일 때 큰 무력감과 허탈함을 느낍니다. 


 11. 내가 프리랜서를 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나’라는 사람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서 하고 있어요. 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회사는 제게 안정된 수입을 보장해주지만,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일들을 욕심껏 펼쳐 보이기엔 조직의 그릇이 작아요. 그래서 저는 회사 밖에서 일을 벌이기로 했고, 그 덕에 큰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현재에 안주하면서 스스로가 만든 좁은 틀 안에 나를 가두고 싶지 않아요. 계속해서 제 능력의 반경을 넓혀가고 싶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회사 밖의 일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12. 다른 프리랜서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들불이 동료를 찾고 있어요. 프리랜서 여러분 대환영입니다!

https://www.notion.so/fromgoogoo/3946c27252ff407688627822ce1a276a


13. 10 후의 나는 '이것'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들불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본업과 회사 밖 업무가 교차하는 그 지점에 제가 번 돈으로 만든 재단이 자리했으면 좋겠어요. 회사의 방식 말고, 저만의 방식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싶어요. 



이 인터뷰는 프리랜서 매거진 <프리낫프리>에서 본 인터뷰에서 영감을 받아 제 주위의 프리랜서들을 인터뷰하기로 한 연재입니다. 앞으로 많은 프리랜서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각자의 프리랜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혜지 님은 그 누구보다 욕심이 많으며 그 욕심을 현실로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능력도 있어서 성과도 내고 계시죠.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사랑하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현재 본업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 프리랜서의 경력이 긴 사람으로 제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도 하지요. 프리랜서로서 고민이 많은 분들은 혜지 님의 이야기와 일상 그리고 프로젝트 들을 살펴보며 용기도 얻고 도움도 받으시길 바라봅니다!


노혜지(구구) 개인 인스타그램 

instagram.com/from.googoo



들불(fieldfire) 인스타그램 

Instagram.com/field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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