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도 사실은 무서워
Prologue. 나도 사실은 무서워
정은아, 섬이 왜 좋아?
많은 사람들이 굳이 나에게 섬을 가야 하는 이유 또는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다. 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맑은 물과 노을 그리고 하늘에 콕! 콕! 박힌 별 그리고 싱싱한 해산물들이 기다리는 휴양지의 이미지. 평소 사람들이 극락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떠올리는 그 어딘가 장소들을 나열해 보면; 몰디브, 하와이, 뉴질랜드 등 섬 국가가 대부분인 것 같다.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 모습을 뒤로하고 한국의 섬을 여행한다고 하면 폐쇄적이고 고립된 그림만 생각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일부 섬들을 여행한다고 주변에 말하면 온갖 걱정이 쏟아진다. 특히, 부정적인 사건이 거듭 이슈가 되면서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줬던 '신안' 섬 이야기.
이번 '한국섬진흥원'을 통해 지원받아 다녀온 '섬살이' 4박 5일(홍도, 흑산도) 이야기를 펼쳐 보려고 한다.
모기 밥을 자처하는 줄 모르고 밤새 창문 활짝 열고 에어컨 없이 차에서 잠들었던 나는 결국 새벽 5시 30분부터 잠을 자는 것보다 모기를 내쫓는 일에 힘을 쓰고 있었다.
(그것도 다리를 긁으면서 몸을 뒤척이는 정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게 30분을 빈 둥이다가 내가 선택한 일은 5분 거리에 있는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가서 '주차나 하고 쉬자!'였고, 가서 겨우 잡은 자리에서 쉬는 게 아닌 간밤 보금자리였던 트렁크 정리를 마치고 캐리어 2개, 백팩 1개를 주섬주섬 챙겨서 터미널로 올라갔다.
아침 7시, 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이미 슈퍼부터 이것저것 다 오픈되어 있는 상태였다. 나와 같이 여자 혼자 배를 타려고 기다리는 존재는 외국 여자 1명. 마음속에서 여행 온 건지 한 번 물어볼까 백만 번도 더 고민했지만 결국 용기가 부족해서 묻지는 못했다. (솔직히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게 크다)
낚싯대를 들고 타는 몇 아저씨들에게 낚시하러 오셨냐고 용기 내어 물어보니 '돌돔'을 잡으러 왔다며 저녁에 우리 숙소로 먹으러 오라고 하셨다. 또 옆에 부부는 나에게 젊은이가 혼자 여행을 하는 게 정말 멋있다며 자꾸 칭찬을 넘어 극찬을 해주는 게 다소 부담스러우면서 으쓱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배를 타고 10분 정도 지날 때까지는 창문 밖에 보이는 양식장들이 너무 신기해서 계속 눈을 떼지 못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반복되는 똑같은 풍경과.... 약간의 지루함에 목베개를 두르고 잠을 청했다.
3시간 좀 지났을 때, 드디어 흑산도를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 '홍도' 도착이다.
돌이키지 못하게 드디어 이곳에 발을 딛고 말았다,
내 마음속에 요동치고 있는 '두려움'과 처음 오는 여행지를 향한 '설렘'의 모험
아직은 낯선 환경에서 오는 두려움으로 몸은 경직되어 있지만, 소문과는 달리 어딘가 정겨운 분위기에서 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나에게 두근두근 심장을 뛰게 한다.
>> 다음 이야기: 홍도 ep1. 처음 보는 사람들과 유람선에서 먹는 자연산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