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최종적으로 췌장암 3기를 진단받으셨을때,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최악을 말하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실이 우리에겐 축복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우린 그 소식이 기쁜 소식이었다.
우리는 저 날 눈물을 함께 쏟아내곤 그 이후론 서로 대놓고 눈물을 잘 내보이지 않았다. 서로가 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약해질 수 밖에없었고, 최악만을 떠올렸기 때문에 우린 억지로라도 괜찮은척 했다. 그리고 이젠 진짜 괜찮다 싶을만큼 많이 덤덤해지고 익숙해졌다. 가끔은 울컥하는 순간이 생기지만 그때마다 서로의 웃음을 보며 참고, 또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