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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접시 Jan 07. 2021

네번째 접시

딸, 엄마 어때?

항상 그런 장신구는 부담스럽다고 하셨지만, 막상 내 것을 끼고 거울을 보며 사진을 찍는 엄마를 보곤 느꼈다. 맞아. 엄마도 나처럼 꾸미고싶고, 예뻐보이고 싶은 한 사람이었다. 나는 엄마를 '엄마'로만 볼 뿐, 한 명의 사람으로 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그걸 엄마가 아파서야 알았다니, 난 예전보다 많이 철이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한참 멀었다는걸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엄마는 그랬다. 나이만 들었지, 마음은 똑같다고. 그 말이 괜시리 와 닿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나는 곧 바로 니트위에 걸칠 수 있는 목걸이와 십자 모양의 팔찌를 사드렸다. 엄마는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고, 곧 이어 친구들과의 약속에 꼭 끼고 갈거라 약속하셨다. 그러나, 그 이후로 몸이 너무나도 안 좋아지시는 바람에 결국 약속을 취소하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끼지 못하셨다.


괜찮다.  빨리 나아서 예쁘게 차려입고 내가 사준 목걸이랑 팔찌하고 놀러가자고, 그렇게 나와 약속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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