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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ra Aug 11. 2023

모든 관계들은 우리에게 서로의 조각을 남긴다


 독일에서 2년간의 friendship과 약 1개월의 relationship을 가졌던 터키계 독일인 ex가 했던 말 중, 지금도 가끔 뇌리에 스치는 말이 있다.



 ‘Relationship을 갖는다는 것은, 서로에게 자신의 조각 하나를 남기게 되는 것. 설령 그 관계가 끝난 후에도’



 나에게도 그 조각들이 남아있다. Hiphop과 Gheto의 삶을 살던 사람의 조각,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이지만 너무나 파괴적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없었던 사람의 조각, 넓은 예술과 철학의 세계와 동시에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다른 가치관들을 보여줬던 사람의 조각, 지금껏 보지 못한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삶과 나는 가지지 못한 자기 PR의 능력을 보여줬던 사람의 조각, 나무를 자르고 붙이고 가구를 만들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의 조각.




 삶의 진리는 너무나 단순하다. 받아들이는 거라고. 고통도 슬픔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가지지 않는 것을 욕심부리지 않는 거라고. 지금 가진 것에서 최선의 행복을 느끼고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되 가지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고통받진 않는 거라고.


 내 안에 남은 조각들과. 내가 남기었을 혹시나 아직 그 사람들에게 남아있을 조각들을 생각하면서.

 여기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빗소리를 들으면서

 비에 젖은 보라색 꽃봉오리를 보면서

 하얀 장미를 보면서


 멍하니 생각하며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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