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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Candy Jul 18. 2023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세계의 확장

바야흐로 알고리즘의 시대입니다. 맞춤형의 시대입니다. 


검색 알고리즘,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의 과거 선택을 기반으로' 최적의 영상이나 컨텐츠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 공간이 다양한 수요와 감성을 폭넓게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본인 입맛에 맞는 커뮤니티나 인터넷 공간을 확보하기도 용이해졌습니다. 페이스북이 맞는 사람들은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이 좋은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합니다. 


글을 읽는 공간도 많아졌습니다. 티스토리가 맞는 사람들은 티스토리에서, 브런치가 좋은 사람들은 브런치를 둘러보면서 새로운 글감을 접하게 됩니다. 정보를 얻는 출처도 다양해집니다. 신문 기사를 읽는 사람, 인터넷 뉴스를 보는 사람, 유튜브 영상으로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사람 등 각자가 각자의 입맛에 맞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동시에, 섭취하는 내용마저 개별화됩니다. 


무언가가 다양해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A와 B의 만남으로 조금 더 나은 대안인 C가 만들어지는 것처럼요. 하지만 동시에, 오히려 편협하고 왜소한 세계에 갇히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실을 목격합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이끌리게 된 곳에서는 필연적으로 본인에게 친숙한 내용을 마주하게 됩니다. 현 정부를 끔찍이도 싫어하는 누군가의 유튜브 영상에는 정부의 문제점을 과대해석해 전달하는 영상이 빈번히 재생됩니다. 현 정부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그런 생각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영상을 눈 앞에 차려 줍니다. 


참 아이러니합니다. 다양해진 매체와 온라인 공간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에 노출되면서 이른바 시민적 협의와 숙의의 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Social Polarization(사회적 양극화) 를 빼놓을 수 있을까요. 입맛에 맞고 너무나 편리한 시스템을 이용하게 된 댓가로, 사회적 분열이라는 값을 치루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대로, 성별로, 정치성향으로, 소득분포로, 심지어 개별적인 사회 이슈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양극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서 대체 어떤 common ground(공동의 영역) 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금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을 대체적으로 공유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알고리즘이 이 문제에 가장 큰 공헌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새 제 눈 앞에 펼쳐지는 정보나 광경에 가끔씩 반기를 들어 보려고 합니다. 진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고, 제가 접하는 것들은 이미 저의 생각에 가깝거나 그것을 강화시키는 데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덧붙여서 나만의 좁은 세상에서 탈출해 보려고 발버둥치는 일 - 그것이 자기발전과 성장에 가장 필수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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