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

백경 초단편집

by 백경


수업이 끝나고 교수는 조용히 안경을 벗어 닦으며 말했다.


“오늘 월요일 첫 번째 수업이죠. 기말고사를 앞두고 이 말을 안 할 수가 없죠.”


그는 빙긋 웃으며 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었다.


“이제 기말고사만 치면 방학입니다. 대학에 와서 처음 맞이하는 방학이죠. 봄에 설레는 마음으로 교정을 밟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무더위와 함께 방학이네요. 아무튼, 방학이 성큼 다가왔다는 소리는 오늘부터 계속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어떤 ‘마지막’이 지나간 줄도 모른 채 살아요.”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캠퍼스 정원엔 커플들이 손을 잡고 있었다.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엄마 손을 잡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해요?”


강의실엔 침묵이 흘렀다.


“대부분 기억하지 않아요. 마지막인 줄 모르니까.”


교수는 빙긋 웃으며 책을 덮었다.


“우린 이미 많은 ‘마지막’을 맞이했어요. 마지막 어린이날, 선물을 받은 마지막 크리스마스날, 마지막으로 아빠 등에서 업힌 날, 마지막 연애. 아, 마지막 연애는 제외할게요.”


교수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 마지막이 될 수 있어요. 시간이 흘러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그 마지막들을 소중히 간직했으면 해요. 청춘은 영원하진 않지만 찬란했단 사실만은 남길 바랍니다. 그럼 한 학기 동안 수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