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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한별 Feb 19. 2020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을 읽고

Living with complexity


본래 기술이란 자연에서 해소되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기술과 욕망은 서로를 잡아당기는 줄다리기와 같아서 강한 욕망은 더욱 고도화된 기술을 이끌고 기술 역시 그 힘이 강해질수록 더 많은 욕망을 불러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를 잡아당기는 힘이 정교해질수록 기계 장치와 서비스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복잡함 자체는 이 세상에서 당연하다고 얘기하여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다만 도널드 노먼은 여러 자료와 사례로 현재 상황을 이해시키고 있으며 복잡한 세상을 위해 기획자와 디자이너, 사용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안해 주고 있었다. 


이 책에서 저자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인간 중심 디자인의 핵심은 복잡함을 길들이는 것이다. 복잡한 것을 이해하기 쉽게. 복잡함이 혼란스러움이 되지 않게 다스려야 한다.” 


복잡한 세상의 복잡함을 잘 다스리기 위한 방법도 상세히 소개하는데 인상 깊었던 내용을 딱 다섯 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디자이너와 사용자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고 배우기 쉽도록 해야 한다. 사용자는 시간을 들여 배우고, 이해하고, 연습해야 한다.


2. 디자이너는 복잡함을 다스리기 위해 디자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핵심 문제를 찾아 문제의 개념을 새로 세우는 개념적 모델과 기표의 사용, 구조화 방식, 자동화, 모듈화가 있다.


3. 좋은 기표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용자 위치에서 생각하는 공감 능력이다.


4. 디자이너는 사회적 규칙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사회적 디자인은 평범한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한다.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감과 확신을 준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작동해야 한다. 사회적 디자인은 사람들의 능력을 끌어내고, 지금 일어나는 활동을 잘 이해하면서 그 능력을 얻게도 한다.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돕는 것이 사회적 디자인이다.


5. 희망선은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추구하며 만든 기표이다. 이것은 소중한 디자인 정보가 된다. 사용이 간단한 사물을 만드는 편한 방법은 사람들이 실제로 행동하면서 남긴 이 흔적을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이다. 반면, 부적합한 행동을 막기 위해 희망선을 무시해야 할 때도 있다. 희망선은 진정한 선호도를 보여주는 기표이지만, 모든 것을 반영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단순함은 이해의 정도와 밀접히 관련된 심리 상태라고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해도 살다 보면 복잡했던 것이 단순해지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무언가에 통달한 상태 혹은 삶의 일부처럼 익숙해졌을 때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러한 경지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보다 쉽게 하고 짧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이 디자이너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한, 단순함의 정도와 가치 판단은 동일한 시스템과 사물에서도 사용자의 숙련도, 지적 수준, 생활양식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무언가를 디자인할 때는 단순함과 복잡함 따위의 현상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게 될 대상을 고려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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