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워진 아침 공기에 코트를 여미며 따뜻한 커피 생각이 났다.
늘 가는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 한잔을 시켰다.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었더니 아침 공기가 한결 따뜻하게 느껴진다.
회사를 향해 걷다가 호록 한입 마신 커피는
늘 먹던 맛이 아니었고 쓰기만 한, 맛없는 커피였다.
'오늘 커피 맛이 평소랑 다른데, 다시 만들어줄 수 있나요'
이미 꽤나 마신 뒤의 컵을 내밀며 새 커피를 요구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돌아가서 커피를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할까
하지만 바쁜 출근길에 지나온 길을 돌아가는 것은
그 어떤 관성을 이겨내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커피를 다시 만들어 달라고 말하는
그들만큼의 뻔뻔함이나 당당함도 없다.
하필이면 오늘은 25펜스 쯤을 더 내고 큰 사이즈를 시켜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