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숙세미 Jun 12. 2021

꿈 있으세요?

저의 꿈은요

나에게 꿈은 그저 어린 시절 장래희망에 불과했다. 어떻게 살고 싶다는 것이 아닌 커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하던 어린 시절,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며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일은 까맣게 잊어버렸고, 아이들 크면 돈은 벌어야겠지 지금은 아니야 그 정도의 생각이 늘 멈춰있었다.

꿈을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을뿐더러 꿈꾸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이 지배하여 살다 보니 그저 아내로 엄마로만 살았다.


요즘 강의를 듣다 숙제를 마주했다. 첫 번째 숙제는 나의 꿈 리스트 적기.

일주일이란 시간이 주어졌지만 미루고 미루다 마감 전날 쥐어짜듯 힘들게 칸을 채워나갔다.

하고 싶은 일을 써 내려가는 데에 수억이 드는 것도 아닌데 그저 적는 행위가 그렇게 어려울 일인지.

현실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하고 이룰 수 있다는 전제하에 써야 할 것만 같았고, 실패는 왠지 부끄럽고 실패할 시간도 아깝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는 꿈은 크게 가져야 하는 것이고, 어떤 것이든 괜찮다고 하는 꼴이 부끄럽다. 아이들이 엄마의 이런 모습을 모르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렇게 써 내려간 나의 꿈들은 8가지.

신랑 책이랑 가까워지게 하기/ 부모님이랑 해외여행 가기 / 매일 바인더 작성하기 / 1년에 80권 책 읽기 / 김승호 회장님 강연 듣기

사업자 등록하기 / 내 이름으로 책 출간하기 / 강연자가 되어보기

금방 이룰 수도 또 계속 채워지겠지.


지금 보니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싶다. 이것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내 꿈들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도 또 어려운 벽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읽어 내려가는데 왜 울고 있는 건지. 내 꿈 때문인 건지 조용히 담담하게 들어주는 이에게 고마움 때문이었던 건지.

꿈이란 응원하고 싶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다. 꿈을 들어주고 응원을 하고 힘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렇게 꿈 리스트 한 칸이 더 채워지는 건가?

매거진의 이전글 자발적 돈덩어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