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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세미 May 19. 2021

자발적 돈덩어리

엄마도 ‘돈’ 좀 쓰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알 것이다.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초등 5학년 2학년 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어찌나 잘~~~~ 먹는지. 요즘 무엇이든 입에 들어가기 바쁘다.

공부도 시켜줘야 하지, 쑥쑥 자랄 나이라 봄에 산 옷이 가을이 맞질 않으니 옷도 사다 나르기 바쁘고, 유행 따라 놀고 싶은 것도 해야 하고 , 계절에 맞춰 나들이도 가야 하고. 그럼에도 아이들은 또 하고 싶은 게 넘쳐난다.

그럴 때 우리끼리 웃으며

아유 우리 돈덩어리들~~~~



베란다 한 켠에 내 자리�


요즘 그 ‘돈덩어리’ 내가 자처해서 하고 있다. 신랑이 벌어온 돈으로 나에게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생산수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옳은 방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아 무의미해 보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다. 행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다행히도 신랑은 ‘무엇이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라는 주의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얼마나 쓰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고 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확실히 도움은 주는데 모르고 싶다는 것. 혹시 투자하기 싫은데 좋은 신랑이 되고 싶어 그런 ‘척’하는 건지 다음에 진지하게 물어봐야겠다. 갑자기 찝찝한 마음이 생겼다.




수입은 일정한데 쓰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났으니 한동안 지출 통제 가능한 곳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막아야 한다. 그것이 주부인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니까. 그러려면 식비 지출을 통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집밥 위주로 해 먹어야 한다. 체력을 유지해야 하기에 컨디션도 조절해야 하고 식단이며 냉장고 관리도 잘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그 하나만의 단독적인 일은 하나 없고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가족들의 응원을 받아 공부를 하는 것도 집을 돌보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 우선일 수가 없다.

꼭 엄마는 육아가 일 번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일에는 우선순위를 두고 싶지 않다. 균형을 이루어 잘 해내고 싶다.


당분간 외식과 배달음식을 줄일 예정이지만 가족들의 불만이 나오지 않게 좋아하는 음식들로 식탁을 꾸려볼까 한다. 그것이 우리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신랑과 엄마를 조금 기다려주는 우리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답례가 아닐까 싶다.

날씨 좋은 날 베란다는 루프탑 부럽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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