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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세미 May 02. 2021

음주 좋아하는 엄마의 새벽 기상 이야기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

나는 술을 좋아한다. 술자리의 분위기, 마시고 난 뒤 살짝 흐트러지는 그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그렇다고 의존도가 큰 건 아니다.

그냥 맛있는 음식을 보면 생각나고 분위기에 기분에 따라 생각이 난다고 해야 할까?




새벽 기상을 시작한 건 9개월 정도 지났다. 어떤 계기로 시작한 건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시작됐던 것 같다.

지금은 5시 기상하지만 처음에는 6시 기상으로 천천히 시작했다. 지금 6시 기상도 천천히 시작했다고 말하는 내가 정말 놀랍다.

부끄럽지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상에 아이들 등교할 때도 7시 30분에 겨우겨우 일어나 아이들 등교시키고 다시 소파에서 잠자던 나의 과거가 있다. 그래서 그때는 정말 6시도 힘들게 꾸역꾸역 정했을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땐 책을 읽고 정리하고 7시부터는 아이들 아침을 준비했다. 이후에 아이들을 깨우고 밥 먹여 등교 준비를 했더니 너무 여유로웠다.

늘 아이들이 먼저 일어나 엄마인 나를 깨우고 밥 먹으려 앉아있는 모습에 스스로에게 짜증이 나기도 했고, 그 짜증이 아이들을 향할 때도 많았다.

그런 시간을 버리고 온전히 ‘내’가 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 아무 방해도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주도적인 시간이다.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하루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점점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욕심이 생기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새벽 기상을 시작하고는 저녁에 졸려 쓰러져 자기 바빴기 때문에 그토록 좋아하던 음주를 하지 못 했다. 주말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갈수록 새벽시간도 저녁시간도 적응을 했기에 다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새벽 기상 전 후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술을 마시는 시간이 바뀌었고 주량을 많이 조절한다는 것이다. 결국 난 두 가지 모두 지키기로 한 것이다.


주위에 애주가분들도 새벽 기상을 하기 시작하며 수많은 장점들 중에 단 하나 아쉬워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새벽 기상하면서도 좋아하는 술 마실 수 있다고 격려하고 응원도 한다. 이게 맞는 것인지 스스로 웃기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때만큼 행복한 건 없기 때문이다.



5월이 시작되었고 내일은 5월의 첫 번째 월요일이다. 매달 1일이나 월요일은 무엇이든 도전하기에, 시작하기에 설레는 출발점이 된다. 5월의 새벽시간엔 또 어떤 내가 될 것인지, 어떻게 성장할지 스스로 매우 설레고 기대가 된다.

요즘 생활이 너무 무료하거나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내일 당장 새벽 기상을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잡으면 금방 포기하기 마련이다.

지금보다 딱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해보기를 추천한다. 30분 먼저 일어나 [오늘 해야 할 일], [오늘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서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의욕넘치고 긍정적인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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