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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세미 May 16. 2021

금사빠 기질이 스멀스멀

중간이 없는 비형 여자

이 세상 비형의 혈액형을 가진이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참 중간이 없다.

짧은 시간에 확 빠져들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빠져나오기도 참 잘한다.

신랑이랑 10여 년을 잘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


나에게 중간이 없다는 것은 페이스 조절을 못 한다는 것과 같다.

미지근한 온도로 오래가지 못하고 며칠 몸살이 날 정도로 열심히였다가 하루아침에 빠져나온다.

짧은 기간이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였던 건가? 장담할수 없다.


사실 지금 브런치가 나에게 그렇다. 처음의 마음과 같지 않아 브런치 작가 자격 박탈시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작가로 뽑아주십시오 할 때는 이런 글들을 쓸 예정입니다. 하고 많은 목차들을 보내드렸는데 처음과 달리 최근 발행된 글이 언제였나 싶다.


이번에는 식었다기보다 생각이 많아져 글을 쓰기가 두려웠다.

브런치 작가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마음에 담아두고 전하지 못한 이야기, 앞으로 해야 할 일 들에 대해 밤낮없이 떠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공개 가능한 일기장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덤빈 것이다.

그런데 점점 공개로 쓰는 글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어떤 글을 써야 사람들이 읽고 싶을까?’ ‘어떤 글이 읽히는 걸까?’ 이런 고민이 커지다 보니 펼쳐진 판 앞에서 춤추지 못하고 숨어버린 꼴이 된 것이다.




김키미 작가님의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고 제대로 깨달았다.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그런 고민보다도 글쓰기 근력을 키우기가 먼저라는 것을 말이다.

작가님은 글쓰기의 성장 4단계를 탐색기, 도전기, 훈련기, 도약기로 나눠 설명하셨는데 나는 아직 1단계인 탐색기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에 마음만 벌써 4단계인 도약기로 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중간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들 이런 과정까지 중간이 없으면 안 될 터.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 앱을 켰다.


글을 잘 쓰고 독자로 하여금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지만 [작가]라는 사람은 글을 쓰는 사람인데, 그것을 벗어나지 않도록 오늘부터 ‘일단 쓰기’로 마음먹었다.

쓰다 보면 조금 감을 잡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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