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증 칭찬해
머리 아픈거 싫어해서 사극 잘 안보는데...
내삶도 고달픈데 고달픈 한국사까지 챙기기 귀잖하야
but뜨, 어쩌다 보게된 퓨전 사극하나가 눈길을 끈다.
갸갸 갸인듯한 요새 배우들을 구분하는데 의미를 잃은 자발적 안면인식 장애로 배우가 눈에 들어와 보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 어차피 남의 사랑얘기는 그닥...
단지, 저고리 동정의 폭이 두툼하니 고급져 보이길래, 여인들의 저고리 기장이 약간 긴듯만듯한 우아함에 눈이 갔다.
거기에 시스루 깨끼 한복의 색색의 조화로운 컬러 컨셉... 보고있으면 눈이 즐겁다. 눈이 호강 중이다.
늘 사극에 출현하는 남자배우들의 상투밑의 상고머리가 눈에 거슬렸었는데, 옴마! 여기는 머리를 위로 빗어넘겨 상투머리를 제대로 고증하고 있다!
반면, 혼례식 쪽두리 뭐야 뭐야...원래 검정색 비단쪽두리가 단아하니 이쁜데...
아쉽.
무엇보다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건 좌상마마댁의 부엌
부잣집 주방이라 그런가? 전통의 부두막이 있는 입식 일자부엌
들보로 들어올린 기와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내부는... 통풍은 물론, 저기서는 생선을 맘껏구워먹을수 있겠다싶어 어찌나 부러운지
거기에 일하는 이모님들이 무려... 나의 꿈의 이상향 부엌이 저기 있었다.
지금의 아일랜드 식탁은 저리가라로 럭셜하게 트여있는 구조하며...
저기서 저녁을 짓다 나즈막한 돌담 아래를 굽어보면 지는 해가 얼마나 이쁠꺼야?
나의 전생을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난 부엌에서 일하던 누군가였을거 같다. 이리 남의집 부엌에 가슴이 설레는걸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