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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민 Dec 13. 2023

모두의 꿈이 이직과 퇴사가 된 사회

티키타카 서비스를 만들면서, 300명이 넘는 실무자를 인터뷰한 결과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이직과 퇴사에 대한 열망이 높았습니다.


성과관리 솔루션인 티키타카는 단순히 조직의 효율 향상을 위한 솔루션이 아닌, 조직원들의 성장을 기반으로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솔루션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 의사 결정권자뿐만 아니라 실무자분들도 많이 만나 뵙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이해관계자 모두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만 했거든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건 능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이직과 퇴사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결과를 몰라도 알 수 있듯이 능력 있는 사람들의 이직과 퇴사 성공률도 높을 것입니다.


이직과 퇴사를 생각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생각하실 것이 '돈' 문제지만, 저희가 직접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본 결과 그렇지 않았습니다.


퇴사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혔던 것은

1. 지금 회사의 구조상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바뀌는 것이 없다.

2. 내가 커리어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

였습니다.


결국 능력 있는 직원의 이직을 막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노력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인터뷰를 하면서 그렇구나~에서 그친 게 아니라, 더 많이 공감이 되었고, 아직도 여전한 현실에 개탄스럽기도 했습니다.


성장할 수 없는 회사에서 느끼는 박탈감 그리고 포기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던 회사는 3개의 회사에서 각기 다른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 안에는 지분이 없는 이사가 8명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인턴으로 3개월만 일을 하기로 했었는데, 회사 내에서 새로운 사업부를 만든다고 그곳의 PM으로 일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사업부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기대감에 가득 찬 채로 PM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즐거웠습니다. 열정도 넘쳤습니다.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됐고, 더 큰 역할을 맡았고 무엇보다 시작 단계에 있으니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저와 함께 팀장님과 이사님이 파견되었습니다. 세 명이서 처음을 시작했습니다. 제 의지와 다르게 두 분은 야망이 없었습니다. 두 분은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부에서의 일을 보직 변경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기획하고, 인터뷰를 하고 알아낸 내용들을 전달하면 다 수용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계속하다 보니 그냥 귀찮아서 하자고 하는 대로 하는 것임을 알게 되고 힘이 빠졌습니다.


그렇게 업무 동기가 계속해서 떨어지던 와중에 회식자리에서 다른 이야기들을 이것저것 듣다 보니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도 저에게 올 보상이 없다는 것이 지속적으로 명확해졌습니다. 지분이 없이 들어와 있는 8명의 이사님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보상은 그분들에게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두 달 정도 지나자 의지가 완전히 떨어졌습니다. 저만 열심히 하는 게 바보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내가 무엇을 해도 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았으니 어느 방면으로도 열심히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었습니다. 같이 일하시는 두 분뿐만 아니라, 회사에는 좋은 분들로 가득했으니까요. 저보다 나이가 20살 이상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다들 인성이 좋으셔서 회사 생활 자체에는 불편한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그때부턴 회사에서의 시간은 최소한으로 일하고 최대한으로 쉬며, 다음을 준비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바뀐 게 없다


제가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있던 한참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건 그때 이후로 바뀐 게 없다는 것입니다. 형태가 같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해서 하나라도 더 성취하고 더 배워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북돋기는커녕 꺾고 있는 조직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회사의 대표자나 경영진들이 의도했느냐 그러지 않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실상을 나중에서야 파악하고 '난 몰랐다.'라고 억울해 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꼰대처럼 하지도 않았고, 자유롭게 해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원하는 게 아닙니다.


대표는 나중에 가서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난 몰랐다.'라고 억울해하기만 하면 안 되는 자리입니다. 글의 초입에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상황을 몰랐다는 이유로 방치해 두면 능력이 있는 직원들은 지속적으로 퇴사를 하고, 이직할 능력이 없거나 지금의 회사에서 (제가 그랬듯이) 최소한으로 일하고 최대한으로 쉬는 직원들만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내가 운영하고 있는 우리 회사에 잘못을 저지르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뽑고 설득해서 데려온 직원들에게도 잘못을 저지르는 일입니다.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사업을 영위하는 일은 대표님들이 잘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업의 구조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사 관리, 성과 관리, 조직 문화의 영역은 프로젝트 관리처럼 글 몇 개, 책 몇 권을 읽어서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람의 심리적 요인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신경 써주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체계를 갖춰야 하는 일입니다. 그게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조직들이 체계 없이 커져 제 첫 직장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곧 우리 조직의 채용 경쟁력이 된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를 정리하면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나의 커리어적 성장을 통한 만족' 그리고 '금전적 보상을 통한 생계유지'. 후자로 승부를 보려고 하면 어느 단계에서나 우리보다 더 돈이 많은 기업들이 우리보다 높은 보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아닌, 외국계 기업이 아닌,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건 커리어적 성장을 통한 만족을 직원들에게 부여하는 것입니다.


제가 만들고 있는 티키타카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본력이 부족한, HR 역량이 부족한 조직에서도 체계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팀원도 성장하고, 조직도 성장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작은 조직들을 그냥 거쳐가는 다리로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성장과 성공의 기회의 창구로 인식하고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티키타카가 궁금하시면 밤이든 낮이든 새벽이든 주말이든 편하게 연락 부탁드립니다.

원하는 시간대에 찾아뵙고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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