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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뚜아니 Apr 05. 2021

(끄적끄적) K-종이접기...쪽지

한국의 전통(?)적인 종이접기.

최근 인터넷을 하다가 재밌는 사진을 봤다. 어떤 여행자가 외국여행중 식당(?)을 갔는데 앞서 간 사람이 쪽지모양으로 흔적을 남기고 간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은 여행자는 방금 이 자리에 한국인이 왔다갔다고 타국에서 만나는 한국인이 반갑다는 내용을 올렸다. 사진을 보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저렇게 쪽지접는 방법은 외국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익숙한 전통(?)의 종이접기가 아닌가 싶다.

                                                                     (사진출처 : 인터넷)


초등학생때 아침에 우리집은 KBS 1채널이 켜져있었다. 아빠가 아침 뉴스를 보시기 때문이다. 뉴스가 끝나고 늘 익숙한 시그널 음악이 나온다. 바로 TV유치원 하나둘셋 이다. 비몽사몽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도 TV유치원 하나둘셋의 코너속의 코너 '만들어볼까요' 시간을 참 좋아했다. 


색종이를 접고 자르고 붙이고 해서 뭔가 뚝딱뚝딱 만드는 것이 신기했고, 학교도 뭐고 TV앞에 앉아서 아무생각없이 봤다. 가끔은 학교가서 그날 아침에 본걸 따라서 만들어 보기도 했다. 그 덕에 내 가방에는 색종이랑 학종이, 풀, 가위가 항상 있었다. 그때부터 인지 종이를 집으면 뭔가 부시럭부시럭 한다.


중학생때 마니또 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친구들과 쪽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 때부터 편지를 저렇게 접어서 주고받았다. 반 친구들과 쪽지랑 편지를 이래저래 많이도 주고 받았다. 그때는 저런방식이 유행이고 재미였었다. 그렇게 접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 어딜 가든 손에 종이가 잡히면 무의식적으로 접는다.


접는것을 좋아하다보니 종이학도 많이 접고 학접기가 지겨우면 학알을 접고 학알이 지겨우면 거북이도 접었다. 거북이도 지겨우면 장미도 접고 틈만 나면 접었다. 군제대를 앞두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고 하루에 20~30마리씩 종이학을 접었고 전역할때에 스스로 축하한다는 의미로 나에게 1,000마리를 선물했다.


요즘도 카페를 가서 손에 종이만 잡히면 접는다. 카페 냅킨으로 학도 접고 영수증으로는 쪽지 모양으로 접는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면서 눈은 친구를 향하고 손은 접고 있다. 집에서도 과자를 먹고 나서 과자봉지를 구겨서 버리면 부피가 크니까 쪽지 모양으로 접어서 버린다. 쓰레기 부피도 줄이고 마지막 부분을 엇갈릴때 쪽지모양이 유지되는것이 기분이 좋다.


요새는 편지지에 내용을 적어서 저렇게 쪽지를 주고받을 일이 없지만 가끔씩은 그때의 감성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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